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청소년 대표팀에 소집된 경남고 포수 김범석. 야반도주 제공 포수 김범석(18·경남고)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판을 흔들 기세다.
김범석은 오는 15일 열리는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상위 지명 후보다. 당초 1라운드 중·하위권 지명이 예상됐지만,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소집된 청소년 대표팀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는 기존 1차 지명과 2차 지명이 통합된 전면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1라운드 지명 후보라는 건 '전국구 유망주'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 구단 스카우트는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수성도 있는데 지금 대표팀에 가서 너무 잘하고 있다. 김민석(휘문고)보다 김범석이 더 잘한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김범석이 야수 랭킹 1위가 아닐까 싶다. 포수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선수가 아닌데 이 정도 하면 프로 입단 후 더 발전할 수 있다. 플레이 자체가 튀지 않고 충실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민석은 올 시즌 고교리그에서 타율 0.565(62타수 35안타)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 최대어로 야수 중 가장 빠르게 호명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김범석이 혼전 양상을 만들었다.
김범석의 올 시즌 고교리그 성적은 타율 0.342(79타수 27안타) 9홈런 30타점이다. 장타율(0.747)과 출루율(0.477)을 합한 OPS가 1.224에 이른다.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부산·제주권) 홈런상과 타점상, 타격상을 싹쓸이했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포수라는 포지션을 떠나서 최근 한 시즌 홈런 9개를 때린 선수를 찾기 어렵다. 김범석은 지난해 내야를 비롯해 여러 포지션을 맡았다. 포수를 전담으로 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래서 더 놀랍다"고 평가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포수는 귀한 자원이다. 지난 7월 초 경기상고 포수 엄형찬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 구단과 계약하면서 드래프트 불참이 확정됐다. 고교 포수 랭킹 1, 2위를 다투던 엄형찬이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김범석의 가치가 급상승했다.
조심스럽게 1라운드 상위 지명이 점쳐지던 투수 김유성(고려대)의 상황이 복잡하기 맞물리는 것도 김범석에게는 나쁘지 않다. 고교 시절 학교폭력(학폭) 이슈가 있었던 김유성은 구단들이 지명을 고민하는 선수다. "학폭만 아니면 1라운드 최상위 지명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선린인터넷고 동기'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김대현(LG 트윈스)이 고등학교 시절 연루된 학폭 문제로 불구속기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단들이 지명을 꺼리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관심이 쏠리는 건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이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지난해 리그 순위 역순으로 한화→KIA 타이거즈→롯데→NC 다이노스가 1라운드 전체 1~4번 지명권을 행사한다. '고교 최대어' 심준석(덕수고)의 MLB 진출 선언으로 한화와 KIA는 김서현(서울고)과 윤영철(충암고) 지명으로 굳어졌다. 3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는 경남권 투수 최고 유망주 신영우(경남고)와 함께 김범석 등을 두루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포수 포지션이 취약한 팀 사정상 김범석을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B 구단 운영팀장은 "(롯데의 연고 구단인) 경남고에 좋은 픽이 있는데 이걸 무시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김범석 지명을 두고)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