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멕시코 사업장을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펼쳤다. 국내 현장 경영 때처럼 중남미에서도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셀카 촬영을 하는 등 소탈한 행보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협력사를 챙기고 직원 숙소까지 방문하는 ‘스킨십 경영’이 돋보였다.
해외에서도 ‘인재 제일’ 스킨십 경영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9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의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공장, 10일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현장을 각 방문했다. 또 8일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명절 연휴에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미팅을 하거나 해외 현지 사업을 점검해왔다. 올해 광복절 사면 이후 이런 ‘글로벌 명절 현장 경영’이 재개됐다.
이 부회장은 케레타로 가전공장을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했다. 현재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는 미주 지역에 공급할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티후아나에는 TV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케레타로 공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로비에 전시된 세탁기와 냉장고 제품을 살펴보며 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과 판매 현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케레타로 공장에서 근무하는 멕시코 현지 직원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창업주의 ‘인재 제일’ 철학을 이어받은 이 부회장은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직원들과 소탈한 스킨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행보는 직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직원들을 위로했고, 멕시코 현지 워킹맘들의 애로사항들을 경청했다. 또 구내식당에서는 떡만둣국과 비빔밥을 배식받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고 기념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했다.
그는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객들과 동료 직원들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자”고 독려했다.
불확실한 글로벌 정세 속에서 이 부회장은 구성원들의 작업 환경을 들여다보는 등 ‘스킨십 경영’으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외 현장 경영은 지난 8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과 화성캠퍼스를 시작으로 24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30일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시장의 혼동과 불확실성 속에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협력사 직원 챙기고, 숙소까지 깜짝 방문
‘스킨십 경영’은 ‘삼성 캠프’와 협력사 직원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삼성 캠프는 현지의 숙소와 식당, 매점, 휴게 공간으로 구성된 직원들의 전반적인 편의시설이다.
당초 멕시코에서 삼성 캠프 방문 일정이 없었지만 평소 직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였던 이 부회장의 제안으로 깜짝 방문으로 연결됐다는 후문이다.
삼성의 계열사 직원들을 챙길 뿐 아니라 협력사까지도 스킨십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협력사 대영전자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대영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멕시코에 동반 진출했고, 1996년부터 25년 넘게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현지 숙소와 식당을 관리하는 협력사인 현대 그린푸드 직원들과도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예방했던 이 부회장은 파나마와 영국을 차례로 방문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