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의 중심 김민재(26·SSC 나폴리)가 절정의 기량으로 대표팀에 돌아왔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가 주목하는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가 대표팀에서도 한층 더 견고한 수비를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김민재는 현재 세리에A에서 가장 견고한 수비를 펼치는 수비수 중 하나다. 소속팀이 치른 7경기 중 6경기에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 활약하며 연승을 이끌고 있다. 나폴리는 20일 기준으로 리그 1위(승점 17·5승 2무)에 자리했다. 김민재는 높은 패스성공률, 제공권, 빠른 스피드 등을 활용해 몸싸움이 격한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앞두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에게 가장 걱정되는 건 적응이었다. 새로운 리그와 나라, 낯선 팀 동료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나 실력으로 증명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에서도 ‘괴물 수비수’였다. 강팀들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능력을 뽐냈다. 눈부신 활약으로 ‘세리에A 8월의 베스트11’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강팀들을 상대로도 자신감 있는 경기력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최상위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EPL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흐가 버티고 있는 리버풀의 공격진을 틀어막아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김민재는 양 팀 수비수 중 최고 평점(7.3점)을 받았는데, 세계 최고의 수비수인 버질 판데이크(리버풀·6.1점)보다 높았다.
19일(한국시간) 끝난 지난 시즌 세리에A 우승팀 AC밀란과 리그 경기에서도 올리비에 지루 등 공격진을 묶어내며 나폴리의 2-1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팀이 2-1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후반 추가시간 나폴리 골문으로 빠르게 파고든 크로스를 김민재가 발을 쭉 뻗으며 실점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세계 정상급 리그에서도 통하는 수비력에 자신감을 얻은 김민재는 대표팀에 합류, 9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한다. 대표팀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갖는다. 김민재까지 합류한 대표팀 주축 수비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벤투 감독도 “세리에A와 UCL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라고 했다.
김민재의 활약이 더 조명 받는 이유는 최근 대표팀이 그의 공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6월 A매치 4연전에서 여러 차례 수비 불안(8실점)을 노출했다. 당시 김민재는 발 부상 때문에 소집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수비 불안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었다. 김민재가 빠지니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를 3실점으로 막은 예전 수비력이 나오지 않았다.
9월 A매치에서 대표팀은 중앙 수비 완전체를 꾸려놓고 평가전을 치른다. 김민재의 왼쪽 수비 파트너인 김영권(울산 현대) 역시 대표팀에 차출됐다. 6개월 만의 재회다. 김영권은 6월 A매치에서 김민재 대신 중앙 수비의 오른쪽에 배치되는 등 고군분투했다. 부담감이 상당했다. 이번엔 김민재와 김영권이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든든한 수비라인을 구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