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에 기회가 찾아왔다.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진출하면서 아시아 무대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서울은 5일 열린 FA컵 4강전에서 대구FC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꺾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나상호가 때린 중거리 슛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앞서 대구와 리그 2연전에서 내리 패한 서울은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한 동시에 3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꿈꾸게 됐다.
FA컵 결승에 진출한 서울은 울산 현대를 꺾은 전북 현대와 자웅을 겨룬다. 양 팀은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전, 사흘 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러 챔피언을 가린다. FA컵 우승팀은 ACL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K리그1 파이널B 그룹에 속한 서울은 FA컵 결승에서 전북을 넘어야만 아시아 무대로 복귀할 수 있다. 올 시즌 서울은 전북과 K리그1 세 차례 맞대결에서 2무 1패로 열세다.
현재 두 팀은 온전히 FA컵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 리그 2위 전북(승점 64)은 선두 울산 현대(승점 69)를 바삐 추격 중이다. K리그1 일정이 끝난 후 FA컵 결승전이 열리는 만큼, 전북은 당장 리그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강등 위협을 받지 않을 것 같던 서울도 지금은 하위권과 멀어지는 게 급선무다. 8위 서울(승점 41)은 9위 대구(승점 38), 강등권인 10위 수원 삼성(승점 37)과 격차가 크지 않다. 오는 9일 수원 삼성과 승점 6짜리 ‘슈퍼매치’가 중요한 이유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FA컵 결승에 진출했으나 현재로선 다가오는 슈퍼매치가 가장 중요하다. (대구전) 120분 혈투로 체력 소진이 있어 불리하지만,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모든 걸 쏟아낸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이 슈퍼매치에 이어 오는 12일 김천 상무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일찌감치 FA컵에 초점을 맞추고 전북과 일전을 준비할 수 있다.
서울은 지난 1일 대구전 패배 후 기성용과 팬 간 대거리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이런 문제를 승리로 풀어내겠다는 게 서울의 의지다. 서울 관계자는 “(FA컵) 결승전은 잔류를 확정한 이후의 일이다. (서울 선수단은) 수호신(서울 서포터)에게 미안함이 있다. 선수들에게서 FA컵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냉정한 모습이 보이고, 결연함까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서울은 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매력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유독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남은 시즌 하위권에서 경쟁하게 되며 팬들의 반발을 샀다. 서울은 남은 기간 K리그1 잔류 확정, ACL 진출권 획득으로 성난 팬들의 마음을 돌린다는 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