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10일까지 80승 2무 61패를 기록한 KT는 1승을 더하면 현재 4위 키움 히어로즈(80승 2무 62패)를 제치고 3위로 준플레이오프(PO)에 직행할 수 있지만, 패하면 키움과 승률이 같아지고, 시즌 상대 전적(7승 1무 8패)에서 밀린 탓에 4위로 주저앉게 된다. 이 경우 한참 휴식을 취했고, 시즌 막판 선전으로 기세까지 좋은 KIA 타이거즈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상대해야 한다.
LG전은 올 시즌 KT에 가장 중요한 경기다. 선발 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그 임무를 맡았다.
LG전 성적은 빼어난 편이 아니다. 등판한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23이닝 동안 11점을 내줬다.
이 기록은 홈구장수원KT위즈파크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등판한 2경기에서 10이닝을 소화하며 10점을 내줬다. 반면 원정(잠실구장)에서 상대한 LG 타선은 13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다.
고영표는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하며 극강을 보여줬다.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삼는 그는 상대적으로 외야 담장까지의 비거리가 긴 구장에서 더 위력적인 투구를 한다. 설령 실투가 나와도 피홈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2021년)도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순위를 받아들지 못했다. 1위를 지키다가 연패에 빠지며 삼성 라이온즈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10월 30일 열린 SSG 랜더스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했지만, 삼성도 이기며 144경기 체제 최초로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치르기도 했다.
고영표는 당시 SSG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불과 사흘 전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당시 헐거워졌던 허리진 보강을 위해 내린 이강철 감독의 강수를 수행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이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선발 투수 소형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3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따냈다. KT도 8-3으로 승리했다. 이튿날 열린 삼성과의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도 1-0으로 신승, 한국시리즈(KS)에 직행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승부에서 패전 없이 4승을 먼저 거두며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고영표는 최근 2년 연속 20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낸 유일한 토종 투수다. 선발로 정상급 기량을 갖췄지만, 지난 시즌 KS에서는 구원 임무를 수행했다. 개인적으로 LG전은 선발 투수 가치를 증명할 기회다. 고영표의 퍼포먼스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