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6, 25-16, 25-16)으로 이겼다. V리그 복귀전을 치른 김연경이 2세트 박빙 승부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8월 열린 순천 KOVO컵에서 성장한 기량을 보여준 김다은도 14득점을 올렸다. 지난해 KGC인삼공사에서 뛰며 득점 5위에 올랐던 옐레나도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치른 데뷔전에서 10점을 지원했다.
흥국생명은 1세트 김다은이 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복귀전을 치른 김연경도 2-1에서 세터 김다솔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오픈 공격을 꽂아넣었다. 김연경은 4-5로 밀린 상황에서도 김다솔의 짧은 세트를 완벽한 타이밍으로 공격까지 연결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 김연경과 옐레나보다 김다은은 더 많이 활용했다. 김다은은 왼쪽·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이동하며 상대 블로커들을 흔들었다. 페퍼저축은행도 날카로운 서브로 득점 쟁탈전에 임했지만, 김연경과 옐레나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다은까지 펄펄 날며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흥국생명은 9-9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의 범실, 김나희와 옐레나의 연속 오픈 공격으로 추가 득점하며 단숨에 12-9로 달아났다. 이후 혼전 속에 3점 차를 유지한 채 15점 고지를 밟았고, 김연경까지 부정확한 세트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점수 차를 벌리는 데 기여했다. 18-14에서는 니아 리드의 대각 공격을 김연경이 디그한 뒤 어느새 공격에 가세한 김다은이 오픈 공격으로 연결시켜 득점을 해냈다.
흥국생명은 꾸준히 득점을 올리며 9점 앞선 채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24-16에서 김다솔과 김연경이 백어택 득점을 합작하며 1세트를 손쉽게 잡아냈다.
2세트도 승부 양상은 1세트와 비슷했다. 흥국생명은 삼각편대가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줬고, 미들블로커 이주아까지 이동 공격에 가세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범실도 많았고, 상대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기도 했다. 10점 진입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김연경이 이 팽팽한 끈을 끊어버렸다. 마치 1세트는 몸을 푸는 시간이었던 것처럼 갑자기 기어를 갈아 끼웠다. 호쾌한 대각 공격, 블로킹, 서브 에이스까지 두루 해냈다. 특유의 화끈한 세리머니로 동료들의 기운을 북돋우기도 했다. 순식간에 점수 차가 벌어졌고, 삼산월드체육관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앞선 1·2세트와 달리 3세트는 초반부터 흥국생명이 앞서갔다. 6점 앞선 채 15점을 밟았다. 페퍼저축은행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세트 막판엔 잠시 침묵하던 김연경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이변 없이 흥국생명이 셧아웃을 해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GS칼텍스와 함께 리그 3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연경이 가세하고, 김다은이 성장했고, 검증된 외국인 선수 옐레나가 합류했다. 개막전에 다채로워진 공격력과 끈끈해진 수비력을 모두 보여주며 그 평가를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