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오렌지시어리 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지난 12일 뉴질랜드를 1-0으로 꺾은 한국은 원정 2연전을 1승 1무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축구는 뉴질랜드와 역대 전적에서 7승 6무 2패로 앞섰다.
뉴질랜드 원정길에 오른 벨호는 발목 부상을 당한 지소연(수원FC)과 컨디션 회복 중인 조소현(브라이턴) 등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한국은 이번 ‘원정 스파링’을 통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을 대비하고, 핵심 선수 공백을 메우는 법도 터득한다는 계획이었다.
1차전에서 이민아의 결승 골로 뉴질랜드를 격파한 한국은 2차전에서도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최유리·손화연·강채림이 선봉에 섰고, 중원은 이민아·손화연·강채림이 구성했다. 포백 라인은 장슬기·임선주·김혜리·추효주가 구축했고, 골문은 김정미가 지켰다.
한국은 한 번의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했다. 전반 13분 골키퍼 김정미가 패스 실수를 했고, 개비 레니가 낚아채 슈팅을 때렸다. 김정미가 한 차례 선방했으나 흐른 볼을 올리비아 챈스가 차 넣었다.
리드를 내준 한국은 반격에 나섰다. 거듭 몰아붙이던 후반 12분, 한국은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 골을 뽑아냈다.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크로스를 받은 장슬기가 슈팅을 때렸고, 문전에 있던 박예은이 감각적인 힐킥으로 골문을 열었다.
벨호는 내친김에 역전까지 노렸다. 후반 39분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이금민이 뉴질랜드 수문장 빅토리아 엣슨에게 걸려 넘어졌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손화연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막바지에 한국 공격수 최유리가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다. 한참을 일어나지 못한 최유리는 들것에 실려 나갔고,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019년 10월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은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을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은 피지컬이 강한 뉴질랜드를 상대로 준비한 전술을 선보였다. 월드컵 개최국 분위기를 미리 경험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빌드업 과정에서의 치명적인 실수와 골 결정력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내년 7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2023 여자 월드컵에 출전한다. FIFA 랭킹 17위인 한국은 독일(3위) 콜롬비아(27위) 모로코(76위)와 함께 비교적 무난한 조에 속했다. 월드컵 체제에 돌입하는 한국은 오는 2월 영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