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가드 오재현이 16일 전주 KCC와 경기에서 3점 슛 성공 5개를 포함해 20득점을 기록했다. [사진 KBL] 프로농구 서울 SK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SK는 2022~23시즌 1라운드를 2승 6패로 최악의 성적으로 끝냈다. 경기력이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SK가 좋은 성적을 낸 다음 시즌에 부진을 겪는 ‘롤러코스터 시즌’이 재현될 거란 위기감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2연승을 기록하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SK는 16일 전주 KCC와 홈 경기(78-68 승)에서 1라운드에서 보인 약점을 극복했다. KCC는 SK의 득점원인 포워드 자밀 워니와 가드 김선형만 막으면 된다는 전술을 꺼냈다. 포스트 밑에서 촘촘히 수비하는 새깅 디펜스로 돌파를 막겠다는 것. 최준용의 부상과 안영준의 입대로 외곽포가 약해진 SK를 겨냥한 수비였다. 하지만 KCC는 3점 슛 8개를 맞고 무너졌다.
가드 오재현(23·1m87㎝)이 3점 슛 5개 성공을 포함해 한 경기 개인 최다인 20득점을 올렸다. 그의 3점 슛 성공률은 50%(5개 성공/10개 시도). 중거리포가 터지니 KCC의 수비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김선형과 워니가 각각 17득점에 성공했다. 전희철 SK 감독도 “KCC가 오재현 수비를 버릴 것이라 예상했다. 오재현이 잘 해줘서 김선형, 워니의 공격이 잘 나왔다”고 짚었다.
한양대 재학 중 ‘얼리 엔트리’로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지명받아 SK에 입단한 오재현은 그동안 ‘슛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뷔 시즌인 2020~21시즌부터 3점 슛 성공률이 25.7%, 31%에 그쳤다. 오픈 득점 기회를 잡고도 외곽에서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었다. 오재현의 강점은 수비였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수비로 데뷔 시즌 신인상을 받았다.
오재현은 올 시즌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기존의 강점인 수비는 물론, 과감한 슛 시도로 SK를 이끌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0개, 0.4개에 그쳤던 3점 슛 시도 횟수는 올 시즌 3.5개로 대폭 증가했다. 3점 슛 성공률은 42.9%. 팀 훈련 전에 300개씩 슛을 연습하며 감각을 유지 중이다.
오재현은 슛에 자신감이 생겼다. 상대 팀의 ‘오재현은 놔두라고’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 오재현은 “나를 막든, 막지 않든 기회가 생기면 계속 던져야 한다. 수비가 없는 기회에서는 골을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슛 감각이 있는 상황이라면 ‘안 막는 수비’는 오히려 고맙다”라며 “3점 슛을 넣어 동료들이 원활한 돌파 공격을 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