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9위와 10위에 그쳤던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가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2명을 데려갔다.
두산은 "FA 포수 양의지(35)와 계약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2년. 처음 4년간 계약금은 44억원, 연봉 총액은 66억원이다. 2026시즌 종료 후 인센티브를 포함해 2년 최대 42억원의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
총액 152억원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한 김광현이 SSG 랜더스와 맺었던 계약(151억원)를 넘기는 KBO리그 역대 최고액이다. 양의지는 계약 후 “좋은 대우 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 이하 두산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목표는 하나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두산의 재도약을 위해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양의지는 역대 최고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지명돼 군 복무를 마친 뒤 2010년 신인왕에 올랐다. 2018년까지 두 차례(2015·2016년)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다. 2019년 그는 NC 다이노스와 국내 FA 최대 규모인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 2020년 NC의 사상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4년간 세 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까지 프로에서 16시즌을 뛴 양의지는 통산 타율 0.307, 228홈런, 9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기록했다. 수비력 또한 리그 최상급이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가 올해 9위로 추락한 두산은 양의지의 복귀로 내년 시즌 부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양의지의 컴백은 계약 하루 전 팬들에게 전해졌다. 21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박정원 두산 구단주와 이승엽 두산 감독, 양의지가 함께 식사한 사진이 퍼져 나갔다. 박정원 구단주 본인의 SNS 계정으로 추정되는 해당 사진에는 '웰컴 백 양사장'이라는 문구로 양의지 복귀를 암시했다.
세 사람의 만남은 사실이었다. 만남은 17일 전후로 알려졌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양의지에 연락해 한 번 만나자고 했다. 가볍게 식사하면서 양의지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감독 입장에서 좋은 선수가 들어와주면 좋으니 기회가 되면 한 번 같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까지 3년 연속 10위에 그친 한화도 지갑을 열었다. 한화 구단은 같은 날 오전 "채은성(32)과 6년 총액 90억원(계약금 36억원, 연봉 44억원, 옵션 1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90억원은 과거 정우람과 김태균(4년 총액 84억원)을 넘기는 팀 내 역대 최고 대우다. 채은성에 앞서 필승조로 뛴 장시환(35)과도 3년 최대 9억 3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한화는 이번 스토브 리그에서 박찬혁 대표이사가 직접 그룹으로부터 예산을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외야수 최대어인 채은성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2009년 육성 선수로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채은성은 2014년부터 1군 주전 외야수로 성장했다. 올해까지 총 9시즌 동안 1006경기 타율 0.297 992안타 96홈런 595타점 OPS 0.801을 기록했다.
한화는 "채은성은 통산 득점권 타율 0.322를 기록 중이다. 만루홈런 6개를 포함해 주자가 있을 때 55개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클러치 상황에 강한 선수로 평가받는다"며 "수비에서 코너 외야수와 1루수가 가능한 자원으로, 현재 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선수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화는 외야진이 취약하고, 1루에는 김인환·노시환 등을 기용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 시즌 한화는 채은성을 외야수로 기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