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벌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1무 1패(승점 1)가 된 한국은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다음 달 3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에 아쉬운 장면은 경기 종료 순간에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10분이 넘어간 상황에서 테일러 주심은 경기 휘슬을 불었다.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회심의 슛을 시도했다 공이 가나 수비수의 몸에 맞고 골라인을 나갔는데, 코너킥을 부여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종료했다. 이에 당황한 선수들은 물론, 벤치에 있던 벤투 감독이 그라운드로 달려들어 주심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그래도 주심의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벤투 감독은 퇴장당했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애초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은 10분.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소요됐지만, 한국에 코너킥이 주어진 상황이다. 마지막 공격 기회는 줬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세르지우 코스타 대표팀 수석코치도 “동점 골을 넣을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주심이 한국대표팀에 ‘악재’로 작용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 중인 테일러 주심은 한국 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적이 있다. 과거 EPL에서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은 첼시의 안토니오 뤼디거와 경합을 벌였고, 넘어진 손흥민이 연결 동작으로 양발을 뻗었다. 테일러 심판은 이를 보복성 플레이로 판단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추가시간에 경기가 지연될 경우 해당 시간만큼 시간이 더 주어졌다. 심판 관계자 A는 “이번 월드컵을 계속 봐왔던 사람들은 플레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시간을 정말 길게 주고 있다는 걸 알 것이다. 가나 선수들이 추가시간 때 쓰러져 허비된 시간이 1분이 더 됐으니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이 주어지는 게 맞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심판 관계자 B는 “테일러 주심이 대기심과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에 대한 아이 컨택트가 있었다. 하지만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종료했다.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을 부여하는 건 맞다. (한국에) 심판운이 없었다”면서도 “주심을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다. (경기 종료와 관련된 건) 주심이 가진 고유 권한이다. (규정에 따르면) 주심의 재량으로 코너킥 없이 경기를 종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가나전 2골을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넣었다. 대표팀에 마지막 공격 기회를 부여하는 게 맞을까. 심판 관계자 B는 “코너킥과 페널티킥(PK)은 판정 개념이 다르다. PK는 이미 판정이 된 부분이니 추가시간이 지났어도 진행할 수 있다.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정 아닌가. 코너킥은 득점과 직결한다고 판단할 수 없어 주심이 경기를 종료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