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늘어나는 등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 그간 생산 차질을 일으킨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점차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생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자, 연말 할인을 통한 고객 잡기에 나섰다.
4일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11월 판매 실적을 종합하면 총 판매량은 68만397대로 같은 기간 대비 12.9% 늘었다.
현대차는 11월 한 달간 국내 6만926대, 해외 29만253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1.8% 줄었으나 수출이 13.8% 늘어 전체 판매량이 10.7% 증가했다.
기아는 국내 5만2200대, 해외 20만625대 등 총 25만2825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5%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13.4%, 해외에서는 15.4% 늘었다.
쌍용차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판매 호조가 계속되면서 전년 동월보다 27.8% 증가한 1만1222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6421대, 수출은 4801대다.
한국GM은 전년보다 판매가 86.2% 증가한 2만803대를 기록,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모델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1만6369대 팔려 수출 시장에서 판매호조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1만7333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수는 5553대로 작년 동기 대비 9.4% 줄었고, 수출 판매는 1만1780대로 0.3% 늘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완성차 업체들의 발목을 잡아 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현상이 완화되면서 판매량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물량 확보에 자신이 생기다 보니 업체들의 판촉 프로모션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신차 부족을 이유로 ‘할인 행사’를 멈췄던 완성차 업계는 2년여 만에 할인 판매에 나섰다.
당장 현대차는 연말 경차 캐스퍼 100만원 공식 할인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딜러 별로 제네시스 G80을 구매할 경우 최대 134만원 현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도 이달 차종별로 최대 400만원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한다. 쉐보레 트래버스 구매자가 콤보 프로그램(현금 지원과 할부 혜택이 결합한 방식) 선택 시 최대 400만원의 현금을 지원하며, 2.9%의 금리로 최대 72개월까지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트래버스 구매자는 50만원 현금 지원과 보증 연장 유료 서비스인 쉐보레 플러스 케어 1년·2만㎞(37만4000원 상당)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차는 저금리 할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르노코리아는 이달 QM6, SM6, XM3 등 모든 차종에 대한 '전액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구매 고객은 별도의 선수금 없이 연 4.9% 금리(48개월 5.9%, 60개월 6.9%)로 최대 36개월 찻값을 나눠 낼 수 있다.
쌍용차는 올 뉴 렉스턴, 뉴 렉스턴 스포츠&칸 등 렉스턴 구매 고객에게 72개월 전액 할부(금리 7.9%)를 제공한다. 토레스와 코란도, 티볼리, 티볼리 에어 고객도 선수금 없이 최대 60개월 전액 할부(금리 7.9%)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