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미국 최대 배터리 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의 미국 시장 배터리 투자액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미국에 결정한 반도체 공장(텍사스주 테일러시) 투자 규모 20조원의 절반에 달한다.
SK온은 6일 포드자동차와 함께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블루오벌SK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블루오벌SK는 SK온과 포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이다. 이번 켄터키주에는 86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SK온과 포드는 지난해 5월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연간 총 129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기지 3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켄터키주 글렌데일 일대에는 43GWh 규모의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부지 정지 작업과 공장 뼈대를 구축하는 철골조 설치 작업 등의 초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43GWh 규모의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도 켄터키처럼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연내 착공 예정이다.
SK온의 배터리 생산기지 3개 구축이 완료되면 대당 105kWh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차 픽업트럭 기준으로 매년 약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을 뛰어넘는 미국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이다.
올해 경영에 복귀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SK온의 배터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SK는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6.2%로 5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 1~10월 북미 시장에서는 배터리 사용량 5.4GWh로 전년 동기 대비 646%가 늘어났고, 시장점유율은 7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향후 2년간 블루오벌SK는 가장 크고 진화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만들 것이다. 전기차의 미래를 선도할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에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온은 미국 전진기지가 완성되는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3위를 자신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 북미 배터리 생산 능력을 약 18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중국 생산능력은 75GWh, 유럽 생산능력은 50GWh로 전망되고 있다. SK온은 2030년까지 5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미국에서 확실한 사업적 지위를 갖는 데 있어 이번 투자의 의미가 있다. 증설 투자가 완성되는 2025년쯤 SK온이 글로벌 3위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회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