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 한국의 경기를 두고 "한국 골키퍼 김승규가 아니었다면 6-1 혹은 7-1 경기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CBS스포츠의 평가처럼 이날 김승규는 분전했다. 4실점을 했지만, 온전히 골키퍼의 책임은 아니었다. 조별리그 우루과이전과 포르투갈전에서 분전했던 한국의 수비라인은 이날 완전히 무너졌다. 중앙과 좌우 측면이 모두 뚫렸고, 브라질은 손쉽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 득점을 노렸다. 16강전에서 브라질이 기록한 슈팅 수는 총 18개였고, 이 중 유효 슈팅이 9개에 달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찬 슈팅만 14개였다. 브라질이 전반에만 4득점을 기록한 건 전반에만 공격력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승규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이미 4실점을 내줬지만, 이후 여러 차례 선방으로 골문을 사수했다. 전반 추가 시간 하피냐와 일대일 위기를 맞이했을 때는 그의 날카로운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냈다. 이어 후반 9분 다시 하피냐가 문전에서 낮은 땅볼 슛을 날리자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17분 다시 하피냐가 찾아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김승규가 처리했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네덜란드전(0-5)이 마지막 5실점 경기다.
김승규는 이번 대회 내내 주전 골키퍼로 골문을 지켰다. 주전으로 매 경기 제 역할을 했던 건 아니다.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애초에 상대 유효 슈팅이 0개였다. 2차전 가나전에서는 흔들렸다. 수비진도 다소 위태했지만, 가나의 유효 슈팅 3개를 모두 막지 못하고 패배를 헌납하게 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전부터는 주전 수문장의 실력을 증명했다. 선방 5차례를 기록하며 조 1위 포르투갈의 창을 막아냈다. 한국의 극적인 역전승 뒤에는 철벽이 되어준 김승규가 있었다.
패했지만, 브라질전도 마찬가지였다. CBS스포츠는 "김승규는 이날 밤 5개의 세이브에 성공했고 몇 개는 박스 중심에서 이뤄졌다. 무기력한 수비수들 사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며 "감탄할만한 경기력과 수차례의 결정적인 저지로 상대의 득점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어 "강하게 기억될 모습은 아니겠지만, 팀 동료들은 그의 노력과 실점 저지에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