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미계약 FA(자유계약선수) 외야수 권희동(32)과 이명기(35)의 길을 터줄 계획이다.
NC는 올겨울 팀내 7명의 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했다. 지난 15일 2+1년, 최대 9억원에 잔류한 투수 이재학까지 5명의 거취가 확정, NC 출신 미계약 FA는 권희동과 이명기만 남게 됐다. 두 선수 모두 NC로부터 재계약 오퍼를 받지 못했고 타 구단 관심도 많지 않아 내년 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물음표다. NC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사트·계약 후 이적)를 포함해 협조할 생각"이라며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길을 열어주겠다"고 말했다.
NC는 권희동과 이명기의 FA 이적에 대비해 지난달 19일 퓨처스(2군)리그 FA 한석현을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도 전문 외야수 제이슨 마틴으로 확정, 뎁스(선수층)를 강화했다. 베테랑 손아섭·박건우가 건재하고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김성욱, 올 시즌 2군 홈런왕 오장한까지 호시탐탐 출전 기회를 노린다. 외야수가 부족하지 않은 팀 사정상 NC는 FA 잔류 협상에 소극적이다. 최근에는 공인대리인을 통해 "다른 팀을 알아봐도 괜찮다"는 의사를 권희동과 이명기에게 전달했다.
두 선수가 NC에 남을 가능성이 아예 배제된 건 아니지만, 우선순위에선 밀렸다. NC가 계약을 주저하는 건 팀에 잔류하더라도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어려운 탓이다. 더 많은 경기를 뛰려면 외야 뎁스가 약한 팀을 찾아 이적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변수는 '보상'이다. FA 선수들은 이적에 따른 보상이 필수적이다. A 등급 FA를 영입하면 원소속팀에 보호 선수 20명 외 1명과 전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현금만 원할 경우 전년 연봉의 300%.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C 등급은 전년 연봉의 150% 보상만 하면 된다.
권희동과 이명기의 FA 등급은 각각 B와 C다. 선수와 현금 보상이 필요한 권희동은 사트가 아니면 사실상 이적이 불가능하다. 현금 보상만 적용되는 이명기는 사트마저 쉽지 않다. 선수 보상이 없는 C등급인 만큼 이적에 따른 보상액(하위 지명권 트레이드)을 줄여주거나 하는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NC는 영입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에 올려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시 한반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