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의 진입 장벽을 확 낮췄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에 관련 상품을 내놨지만 일반 요금제와 비교해 혜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응한 것이다. 그런데 경쟁사 KT와 LG유플러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일 온라인 전용 요금제 '언택트 플랜'을 개편한 '다이렉트 플랜'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월 내놓은 온라인 요금제는 약정·결합 조건과 부가혜택을 없애고 기존 대비 약 30% 저렴한 요금을 보장한다.
기존 오프라인 기반 요금제의 유통·마케팅 비용 절감분을 요금에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KT와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성격의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거의 2년 만에 온라인 요금제의 혜택을 크게 키웠다.
기존에는 약정 고객이 온라인 요금제에 가입하면 위약금을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약정 승계 제도로 위약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요즘가족플랜' 등 유·무선 결합 상품 가입도 가능해 요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고객 선택의 폭도 넓혔다. 월 4만8000원에 데이터 110GB,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250GB, 월 6만90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추가했다. 요금 수준에 따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음원 스트리밍 구독 혜택도 준다.
SK텔레콤은 온라인 무약정 상품 개편으로 요금 경쟁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업계 1위가 치고 나가면 곧바로 추격하던 평소와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조용한 모습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 요금제 혜택 변경을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KT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1%에도 못 미쳐 굳이 손을 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동통신 3사가 윤두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온라인 요금제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12만8283명으로 가장 많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만2906명, 1만7141명을 기록했다. 가입자 비율로 보면 0.43%, 0.198%, 0.11%에 불과하다.
윤두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5G 중간요금제에 이어 언택트 요금제 개선책도 SK텔레콤이 먼저 내놨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통신비 절감 폭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