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진성(37)은 1년 전 방출의 아픔을 겪은 후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계약까지 맺었다. 그는 "최강 불펜 LG에서 계속 뛰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LG는 지난 8일 김진성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4억원)에 FA 계약을 발표했다.
김진성에게는 남다른 계약이다. 그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소속팀이 없는 방출생 신분이었다. 2006년 SK(현 SSG 랜더스), 2010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2021년 NC 다이노스에서 세 번째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앞서 두 차례 방출은 20대 겪었다면,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입단한 NC 소속으로 470경기에 나와 32승 31패 67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4.57을 올렸다. 그러나 2021년(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 부진 속에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30대 후반 나이에 실직해 더욱 절실했다.
김진성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9개 구단 관계자에 직접 연락해 새 팀 찾기에 나섰다. 그에게 차명석 LG 단장이 손을 내밀었다. LG는 1년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속 선수가 차출돼 전력 공백이 발생하는 점 등을 고려해 베테랑 김진성을 영입했다.
김진성은 올해 LG 소속으로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총 67경기에 등판해 정우영과 함께 팀 내 등판 1위를 차지했다. 처음 주어진 역할은 추격조에 가까웠지만, 김진성은 시즌 중반부터 필승조로 올라섰다. 김진성은 '홀드왕' 정우영과 '세이브왕' 고우석에 앞서 마운드에 올라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LG 불펜진은 최근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하다. 그는 "LG 불펜이 강하지 않나. 내가 여기서 살아남아 '아직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구인) 포크볼을 던져 삼진 능력을 증명한 것도 큰 소득"이라면서 "LG에서 1년간 활약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었다"며 웃었다.
1년 전엔 야구 선수로서의 생존의 기로에 섰다면, 이번에는 FA 권리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도전에 직면했다. 그는 "계약이 잘 이뤄지지 않을까 봐 걱정됐다"라고 했다.
프로 19년 차 김진성은 LG가 1년간의 공로를 인정하면서 FA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었다. 김진성은 우리 나이로 마흔까지 LG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 그는 "최강 불펜진서 뛰었고, 계속 뛸 수 있어 영광"이라면서 "LG에 오래 남아 활약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야구 선수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FA 계약을 할 수 있어 기쁘고,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또한 우리 팀 선수들, 팬들과 계속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좋다. 선수 생활 마지막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라며 "LG가 (나와의 계약으로) 욕먹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