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행복기원단'이라고 소개한 팬들은 자비를 모아 6일 트럭 시위를 시작했다. 트럭에는 '배구는 스포츠지, 구단의 인형놀이가 아니다' '선수 기용 개입은 명백한 월권' '흥국생명 기이한 경질, 모기업 태광 회장의 입깁' 등의 문구가 노출되고 있다.
이들은 "흥국생명 구단과 모기업 태광그룹은 선수 기용을 문자로 지시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 이 지시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즌 중에 분명하지 않은 사유로 감독을 경질했다"며 "감독 경질 및 경질 배경이 공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프로 여자배구 팬과 흥국생명 팬들은 모기업 태광그룹의 행태에 큰 분노를 느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시위가 흥국생명팀의 청렴하지 않은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데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팬들은 선수들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큰 힘을 얻고 있다. 프로배구 팀에 비정상적인 갑질을 하는 팀 모기업 태광그룹에 실망했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지난 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도 감독 경질에 불만을 표시했다.
GS칼텍스전은 지난 2일 구단이 권순찬 감독을 경질한 뒤 치르는 첫 경기였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에게 자체 제작한 클래퍼를 배포했다. 클래퍼엔 '행복배구'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클래퍼는 김연경의 팬클럽 측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총 2000여장을 준비했고, 오는 11일 현대건설전까지 클래퍼 배포를 이어갈 예정이다.
선수단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리베로 김해란은 "이전부터 (김여일) 단장의 (선수 기용) 개입을 느꼈다. 사실 선수들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구단의 개입으로 마음 상한 선수들이 많았다. 나 또한 역시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권순찬) 감독님 입장에선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도 "이번 시즌에도 개입이 있었고, 이에 따라 패한 경기도 있었다"며 "너무 놀랍고 안타깝다. 과연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다. 구단이 팀을 운영하다 보면 많은 일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이번 사태는 납득이 어렵다. 최근 흥국생명에서 발생하는 일이 너무 부끄럽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2018년부터 4년간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한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