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71)와 손을 맞잡았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올 시즌이 끝난 뒤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이정후가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했다"고 25일(한국시간) 전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MLB 도전 의사를 밝혔다. 소속팀 키움도 올해 초 이를 수용했다. 국내 에이전시 리코스포츠에 속한 이정후는 미국 진출을 위해 더 큰 규모의 에이전시를 찾았고, 가장 큰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미국 도전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보라스는 MLB 구단에 '악마의 에이전트'로 통한다. 슈퍼 스타를 고객으로 많이 두고 있는 데다 특유의 협상력을 앞세워 초대형 계약을 여러 번 이끌었기 때문이다. 구단의 평가와 반대로, 선수들에게 보라스는 대형 계약을 이끌어내는 '든든한 에이전트'로 통한다.
보라스는 박찬호와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대형 계약을 성사해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추신수가 2013년 말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총 1억 3000만 달러(1604억원)의 '잭팟 계약'도 보라스가 따냈다. 최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강속구 유망주 심준석(19·덕수고)도 보라스를 통해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다만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2020시즌 종료 후 보라스와 손잡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두드렸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정후가 보라스와 동행하면서 계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역대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최대 계약은 2013년 류현진이 다저스와 맺은 6년 총액 3600만 달러(444억원)였다. 과연 이정후가 이 금액을 돌파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미국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이정후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많은 MLB 관계자들이 키움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찾아 이정후의 모습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후는 지난 9일 미국 LA로 떠나 현지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2월 1일부터 구단 캠프를 소화하다 2월 15일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리는 WBC 야구대표팀 합동 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
보라스가 에인전트를 맡으면서 '이정후 세일즈'는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 도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