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학교폭력) 전력 있는 선수를 옹호한 추신수(SSG 랜더스)의 발언이 파문으로 이어진 가운데 그런 추신수를 치켜세운 안영명의 반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사자는 바로 사과를 전했지만, 자신의 입장과 목표를 고려했을 때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 체류 중인 추신수는 최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 명단을 두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승선한 젊은 선수의 비율이 적다며, 미래 지향적이지 않은 발탁이었다고 꼬집었고, 올겨울 다시 학폭 관련 이슈가 불거진 안우진을 옹호하며 한국 스포츠팬이 특정 성향을 갖고 있다고 단정 지었다. 이 발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안영명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추신수가 안우진이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상황을 화두에 올리고, 파장이 생길 것을 예상하고도 가감 없이 생각을 밝힌 점을 지지했다.
안영명은 '그동안 후배 비난을 일거리로 삼아 보란 듯이 선배라고 눈앞에 나타나는 사람들보다 낫지 아니한가. 누가 한국 야구를 발전시키는 사람일까'라고도 했다. 한국야구나 특정 구단 또는 선수가 도마 위에 올랐을 대 그저 여론에 편승해 앞뒤 없이 비난만 한 이들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안영명은 게시한 글을 지웠다. 거센 비난의 불이 그에게 번졌다. 매체 인터뷰를 통해 사과의 뜻도 전했다. 취지가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학폭을 옹호한 게 아니라, 야구계에서도 안우진의 선발 문제를 두고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 자기 생각을 밝힌 추신수의 행동을 높이 샀다는 것.
사실 안영명은 최초 SNS 글을 통해서도 이런 생각을 전했다. 추신수 발언의 적절성은 함구하겠다고 했고, 클린 베이스볼을 지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추신수가 점화한 이슈는 학폭에 그치지 않는다. 호기롭게 추신수의 손을 들어준 안영명이 비난받는 건 당연했다.
프로 무대에서 20년 동안 뛴 안영명은 지난해 은퇴했다. 이후 선수 생활 마지막 팀이었던 KT에서 심리 상담 트레이너로 새 출발 했다. 24일 KT 구단이 발표한 2023시즌 코칭 스태프 명단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이미 지난해 퓨처스팀 선수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안영명은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했다. 상담가로 진로를 잡았다.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을 후배들에게 전파하고자 한다. 그런 안영명이기에 민감한 문제를 두고 SNS로 소통하려고 한 대응이 경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SNS로 논란을 자초한 선수들이 많았다.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냈다가 팬과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들 말이다.
안영명은 SNS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해야 한다.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안 좋은 사례를 더했다. 어떤 사안이든 중립을 지켜야 하는 멘털 코치가 특정 선수를 두둔한 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의 입장대로면, 내용을 떠나 소신을 드러내는 데 주저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안을 보는 시선은 제각각이다. 멘털 코치라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는 게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