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가 급등하면서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급등한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갑작스럽게 난방비가 치솟자 깜짝 놀란 사용자 중에는 이를 인증한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난방비를 줄이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난방비 절약 꿀팁'이 인기 게시글이 될 정도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다들 난방비 폭탄에 안녕하신가요'라는 글의 제목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평수가 큰 아파트에 사는 것도 아닌데 이번에 난방비 폭탄 때문에 눈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며 "평소 5-6만원대였는데 10만원이 훌쩍 넘었다"고 푸념했다. 가스 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난방비를 줄이는 꿀팁도 온라인상에 돌고 있다. 수도꼭지 밸브를 잠가서 온수 사용을 줄이거나, 문풍지 등으로 창문을 막는 식이다. 이밖에도 보일러를 자주 틀지 않고 시간당 10~5분 미만으로 돌리는 식의 팁이 공유되고 있다.
정부는 가스요금 폭등의 이유로 한파와 전쟁을 꼽는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6일 '폭탄 난방요금' 논란에 대해 "역대급 한파로 사용량이 2배가 늘었다"며 "결정적인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가 수입하는 가스요금이 올랐다"고 말했다. 국제 가스가격이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전쟁이 본격화한 2022년 9월 최고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회의에서 "전쟁이나 경제 상황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대체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현 정부는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원내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비 인상) 대비는 현 정부가 해야 할 일이었다.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도 손 놓고 있지 않았냐"며 "2월 임시회 때 관련 상임위에서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꼬집었다.
민심이 부글부글 끓자 정부는 각종 바우처를 꺼내고 있다. 박 차관은 "한파에 취약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있는 에너지 바우처 예산을 확대하고 등유 바우처나 연탄쿠폰 지원을 늘렸다"며 "예산은 기획재정부와 논의해 3분의 2 가까이는 예비비로 충당하고 기존 예산을 가져와 쓸 수 있으면 충당하는 식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방효율개선지원단도 마련해, 국민들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방법도 살펴보는 중이다.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정보 제공이나 홍보 등 중장기적인 면에서도 노력하겠다"며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폭염이나 한파가 다가오고 있어, 돌아올 여름과 겨울도 대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