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전기차(EV) 완성도는 뛰어나다. 일본 시장에서 점차 실적이 오르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은 1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시장에 13년 만에 재진출한 현대차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김필수 회장은 한국전기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Who's Who in the World)에 2000~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김 회장은 우선 현대차가 지난해 2월 일본 재진출 이후 1년 동안 거둔 성적에 대해 호평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518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다.
그는 "시작치고 나쁘지 않다. 배타적인 일본 시장에서 (현대차가) 첫 단추를 잘 뀄다고 생각한다"며 "조급할 필요 없이 신형 전기차를 꾸준히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쏘나타나 그랜저는 일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탁월한 성능을 보유했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현대차 아이오닉5 등 전기차는 일본 내에서도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며 "자국 자동차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일본 소비자들이 마음을 여는 순간 현대차는 주요한 수입 전기차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기존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앞세운 전략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하이브리드차(HEV)에 집중하다 보니 전기차는 아직 본격 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한국차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일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 전기차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다. 일본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팔린 전기차는 1만7880대로 전체 판매량의 1%에 불과했다. 여전히 HEV가 신차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필수 회장은 "일본차 기술을 참조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도약한 현대차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일본 시장 정복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드디어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전기차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