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찬가가 울려 퍼지는 2월이다.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전력 강화를 다지기 시작했다. 선수들도 풍운의 꿈을 안고 새 출발에 나선다.
KT 위즈는 정상 재탈환에 도전한다. 2021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2022)은 정규시즌 4위로 떨어진 뒤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에서 패했다. 투·타 모두 부상자가 나오며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지난 3년(2020~2022)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오르며 쌓은 경험과 자신감은 KT 선수들의 가장 큰 자산이다. 포지션별로 최상의 시나리오가 작동된다면 KT는 다시 한번 리그 정상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공격 키플레이어는 간판타자 강백호다. 그는 지난 시즌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며 6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도 0.245에 그쳤다. 올해 그의 연봉은 2억6000만원 삭감된 2억9000만원이다.
강백호는 겨우내 체중 감량을 하며 재기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31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도 "연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백호가 커리어 5시즌(2018~2022) 동안 기록한 평균 타율(0.317)에 20홈런만 기록해도 4번 타자 박병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검증된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를 포함하면, KT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중심 타선 화력을 갖출 수 있다.
분발이 절실한 또 한 명의 야수는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다. 2021년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였던 그는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이었던 지난해 기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1할(0.120)대 타율에 그쳤다. 팀 리더이자 내야 수비 핵심인 그가 그라운드에 자주 나서야 팀 파이팅과 공격력이 향상될 수 있다.
안방 전력도 변수가 있다. 허리 통증이 있는 '주전 포수' 장성우는 안방에서 800이닝(단일시즌 기준) 이상 막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는 지명타자(DH)로 자주 나서며 체력 안배를 했지만, 강백호와 박병호가 건강하게 함께 출전한다면 장성우에게 DH를 맡기는 건 비효율적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공·수 공백을 우려하지 않고, 장성우에게 휴식을 주려면 '백업 포수' 김준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가 안방을 지킬 때 팀 경기력이 나쁘면, 장성우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준태는 지난 시즌 타율 0.273 장타율 0.403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비에선 리그 포수 중 가장 많은 7개의 포일을 기록했다.
김준태는 2023년 데뷔 처음으로 억대(1억원) 연봉을 받는다. 팀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가 이전보다 나아진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장성우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시즌을 치를 수 있다.
마운드는 타선에 비해 탄탄하다. 국가대표 듀오 고영표와 소형준이 있고, 2022시즌 승률왕(0.846) 엄상백도 성장했다. 기존의 '3선발' 배제성이 지난 시즌 부진을 털어낸다면 6인 로테이션도 가동할 수 있다. 변수는 새 외국인 선수 보 슐서의 KBO리그 적응이다. 불펜진은 2년 차를 맞이하는 '예비 클로저' 박영현, 지난 시즌 이적해 '복덩이'로 인정받은 이채호의 성장세가 전력 보강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