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선정했다. 이정후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함께 외야수(3명)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은 이 명단에 대해 "성적뿐 아니라 각 국가에서 차지하는 관심 정도를 반영해 결정했다"고 전제하며 "이정후는 WBC에 출전하는 외야수 중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가장 흥미를 자아내는 플레이어"라고 했다. 이어 이정후가 2022시즌 KBO리그에서 기록한 성적(타율 0.349·23홈런·출루율 0.421·장타율 0.575)과 최우수선수(MVP) 수상 경력, 2023시즌을 마치고 MLB 무대에 도전할 것이라는 상황을 전했다. 이번 WBC가 이정후에게 일종의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트라웃은 MLB 아메리칸리그(AL) MVP만 3번(2014·2016·2019년) 수상한 현역 최고 타자다. 베츠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 2020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선수. 2018년 AL MVP이기도 하다. 이정후가 이들과 같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MLB닷컴은 후안 소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카일 터커(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현재 MLB 대표 외야수들을 그저 '명예로운 언급'이라는 명단에 넣었다.
이정후는 지난달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하며 본격적으로 MLB 진출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 현지 매체들의 관심도 커졌다. 뉴욕포스트는 9일 "한국프로야구 MVP 이정후가 있는 B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볼넷 66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32개뿐이었던 이정후의 2022시즌 기록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KBO리그에서는 MLB 투수 수준의 (빠른) 구속을 경험하기 어렵다. 이정후도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MLB 구단 스카우트의 평가를 전하면서도 "이정후는 콘택트·주력·송구 능력을 갖췄고, 선구안도 좋다. 타격 자세가 다소 특이하고 힘이 부족하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줄 안다"고 했다.
MLB닷컴도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전하기에 앞서 참가국 정보를 소개하며 "2023시즌이 끝난 뒤 MLB에 도전할 예정인 이정후가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 올해(2023년) 그의 이름을 많이 들을 준비를 하라"고 치켜세웠다.
현재 이정후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소재 솔트 리버 필드에서 소속팀 1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다. 연일 다저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MLB 구단 스카우트가 그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 훈련까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보라스가 애써 세일즈하지 않아도, 구단들이 먼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는 비활동기간부터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워 WBC에서 활약하고, MLB에 연착륙하려는 의지다. 준비 자세에서 스탠스 폭을 좁혔고, 톱(준비 동작에서 배트를 쥔 위치)도 귀 부근에서 귀밑으로 내렸다. 오른발을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나가며 하던 특유의 하체 이동도 더 간결해졌다. 묵묵히 WBC, 그리고 2023시즌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