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8500만 달러(약 2385억원) 대형 계약을 맺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제이콥 디그롬(35)이 새 팀에서의 첫 투구를 연기했다.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이 디그롬이 불펜 투구에 앞서 왼쪽 옆구리 긴장 증세가 있다고 전했다"며 "애리조나는 현재 기온이 낮고 비와 가벼운 우박이 있는 등 그라운드 환경이 열악하기에 텍사스 구단은 하루 이틀 정도 불펜 투구 일정을 미뤘다"고 했다. 영 단장은 "디그롬의 팔 컨디션은 좋다. 우리는 개막전과 큰 그림(시즌 전체)을 위해 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그롬은 현재 MLB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시속 160㎞의 강속구와 시속 140㎞대 중반을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로 빅리그를 평정했다. 두 차례 사이영상을 탔고, 올스타에도 네 번 올랐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 동안 선발 등판이 15회를 넘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팔꿈치, 팔뚝 부상은 물론 이번에 긴장 증세를 느낀 옆구리, 견갑골 통증도 경험했다. 지난해의 경우 선발 등판이 11회에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3.08을 기록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선수로서 불안 요소가 남아있었지만, 디그롬은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섰다. 그리고 텍사스는 그의 부상 이력을 알고도 그의 기량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그와 5년 1억85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다.
텍사스로서는 크게 투자한 만큼 디그롬의 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텍사스는 지난해 코리 시거와 마커스 시미언 등을 영입하고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68승 94패)에 머물렀다. 이번 스토브리그 동안 디그롬 외에도 네이선 이볼디, 앤드류 히니 등 투수 영입에 힘 썼으나 디그롬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과 같이 시즌 절반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면, 투자는 공염불로 끝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