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신현준은 영화 ‘살수’의 액션 연기에 대해 “제 나이에 너무 힘들었던 촬영이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 신이었고 7~80명과 싸워야 했기에 촬영 전 훈련부터 힘들었다”고 밝혔다. ‘살수’는 혼돈의 세상,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앞에 놓인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신현준)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사극이다. 신현준은 한 번 맡은 의뢰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 살수 이난을 연기했다.
신현준은 액션 훈련 과정에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 일정이 부상을 회복하거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붕대를 감고 파스를 붙이며 촬영했다. 하지만 꼭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현준은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1990)로 데뷔해 영화 ‘킬러들의 수다’, ‘가문의 영광2’, ‘맨발의 기봉이’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카인과 아벨’ 등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쳐왔다. 신현준은 “2~30대에는 영웅같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 눈에 들어와서 주로 그런 작품을 했다. 그런데 40대가 되니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가게 되고, 어릴 때 좋아하던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랬던 신현준이 ‘살수’의 거친 액션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에 대해서는 “‘테이큰’, ‘탑건2’ 등에서 중년 배우들이 정말 멋지게 도전한다. 나이를 뛰어넘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20대에 ‘장군의 아들’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해보고 싶은 역할이 뭐냐는 질문이 있었다. 저는 제 얼굴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몸이 불편한 사람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며 “정말로 ‘맨발의 기봉이’를 찍게 됐다. 이후 친한 기자분이 정말 이런 걸 해냈다며 다음엔 뭐 찍을 거냐고 물어봤다. 그 때 60세 전에 ‘액션’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신현준은 그 말대로 60세 전에 액션을 찍을 수 있었다.
신현준은 ‘살수’ 촬영이 한창이던 2년 전 54세의 나이로 늦둥이 딸을 봤다. 그는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가장 힘들었던 역할을 맡았다”며 “촬영장에서 손에 피를 많이 묻히는데 아이에게 나쁜 기운을 줄까봐 걱정했다. 아이를 만나기 전에 찬물밖에 안 나오는데도 꼭 목욕을 하고 만났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