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쓰고 미국 대표팀까지 승선한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 나서는 소감을 전했다.
켈리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WBC 대회를 고대했다.
켈리는 MLB에서 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쓴 선수 중 한 명이다. 201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4시즌 동안 KBO리그를 누빈 켈리는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호성적과 팀의 우승(2018년)을 이끈 뒤 미국 무대에 재도전, 역수출 신화를 썼다.
켈리는 유턴 첫해인 2019년 애리조나에서 선발 32경기에 나와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고, 이후 2020년 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 2021년 27경기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로 승승장구하며 자리를 확고히 했다. 2022년엔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하며 팀의 2선발 자리까지 꿰찼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켈리는 미국 야구대표팀까지 승선했다. 한국 무대 전까지 빅리그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켈리는 2019년 미국 유턴 이후 빅리그 데뷔부터 세계최강 미국 대표팀 합류까지 KBO리그 역수입 신화 스토리를 계속 써내려 가고 있다.
SK 투수 메릴 켈리. IS포토
켈리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처음 간 것이 벌써 8년 전인데, 까마득한 옛날 같다. 만약 당시 누군가가 내게 ‘미국 대표팀에서 뛰는 것을 생각해봤냐’고 물었다면, ‘미친 것 아니냐’는 반응을 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34살의 나이, 빅리그 5년 차에 국가대표팀까지 승선한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라며 감개무량한 반응을 보였다.
켈리는 미국 대표팀 선발진에서 '기둥' 역할을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네스터 코르테스 주니어(뉴욕 양키스) 등이 낙마하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켈리를 비롯한 마일스 마이콜라스(세인트루이스), 브래드 싱어(캔자스시티) 등의 남아있는 선발 투수들이 미국 대표팀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 켈리의 비중도 꽤 크다.
현재 애리조나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켈리는 오는 3월 7일 미국 대표팀에 합류해 WBC 대회를 준비한다. 켈리는 “대회가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지난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봤고, 얼마나 극적이었는지도 잘 안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WBC 대회를 고대했다.
한편, 켈리는 오는 23일 KBO리거들을 상대로 공을 던진다. MLB닷컴은 "미국에 방문 중인 KBO리그 팀과 시뮬레이션 경기를 치러 1이닝을 던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켈리가 상대하는 KBO 팀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키움 히어로즈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