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구나단 감독이 김소니아의 우승 공약에 답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확실히 평범하진 않다.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에서 팬들과 만남이라는 소소한 공약부터 '삭발'이라는 파격적인 공약까지 등장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6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2022~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정규리그 독주로 1위를 이뤄낸 아산 우리은행, 창단 첫 2위를 이룬 부산 BNK,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쳤던 용인 삼성생명과 인천 신한은행이 각각 3, 4위로 이날 자리를 함께했다.
PO 미디어데이답게 우승 공약도 등장했다. 무난한 '선물 약속'도 있었지만, 보상이 아닌 파격적인 이벤트도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이룬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은 '호랑이' 위성우 감독에게 물질적 보상 대신 당찬 요구를 던졌다. 박지현은 "우승했을 경우 휴가야 말하지 않아도 길게 주실 것"이라며 "그것보다는 다음 시즌에는 훈련할 때 데시벨 70을 넘기지 말아주셨으면 하고,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선수들에게 칭찬해주시면 좋겠다. 감독님께서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실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꼭 그 선수에게 칭찬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돌한 요구를 꺼냈다.
위 감독이 호락호락하게 받아줬을리 없다. 위 감독은 "공약이니 대답하면 꼭 지켜야 한다"며 "3개는 너무 많다. 지키기가 쉽지 않을걸 알기 때문에 공약으로 걸기가 쉽지 않다"고 난처한 표정으로 거절했다.
BNK 이소희는 무난하게, 그렇지만 무난하지 않게 선물을 요구했다. 이소희는 "우승할 경우 개막전 때 팀에서 커피차를 불러주실 것"이라며 "박정은 감독님께는 에어팟 맥스를 선수단 전원과 지원 스태프들 모두에게 선물해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난처해하면서도 "소희가 원하고, 우승만 한다면야"라며 이를 승낙했다.
삼성생명 강유림은 '외박권'을 꺼냈다. 50여명의 팬들과 계열사 놀이공원이자 홈 구장과 가까운 에버랜드 팬미팅을 공약으로 꺼낸 강유림은 임근배 감독에게 "시즌 후 휴가를 마치고 비시즌 준비가 시작되면 다시 또 힘든 훈련을 할텐데, 그때 필요한 게 금박(금요일 외박)이다. 감독님께서 금박쿠폰 10개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임 감독도 "우승한다면야 열 장이 아니라 스무장도 주겠다"고 시원하게 대답했다.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신한은행 김소니아였다. "팬분들과 시크릿 이벤트를 할 것"이라고 말한 그는 "우승한다면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삭발을 해달라"고 파격적인 공약을 주문했다. 구 감독은 당황하며 "다른 팀처럼 뭘 사달라고 하거나 데시벨을 낮춰달라고 하면 다 해줄 수 있다"고 웃었고, 이어 "그래도 우승한다면 삭발이야 못 하겠나. 대신 나만 하진 않을 것이다. 선수들 중 한 명을 데리고 같이 하겠다. 일단 소니아가 말을 꺼냈으니 1순위다. 그래도 우승만 한다면 무엇이든 OK"라고 수용했다.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4개 구단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가운데에 놓고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물론 공약 난이도만큼 신한은행이 우승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신한은해으이 PO 첫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팀인 우리은행이다. 구나단 감독 본인도 인정하는 '언더독'이지만, 김소니아의 파격 공약 덕에 신한은행의 PO 행보를 바라볼 이유가 한 가지 더 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