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곁에 있는 사람을 인격살인했다.”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제 곁의 사람들을 공격하면 유튜버 김모씨(김용호)처럼 2차 가해를 하는 것으로 알겠다.”
방송인 박수홍이 자신의 출연료 등 62억 가량 횡령한 혐의를 받는 친형 박모씨 부부와 지난 15일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서 첫 대면했다. 법정에 출석하기 전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만났던 박수홍은 재판장에 들어선 뒤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친형 부부를 싸늘하게 쳐다본 뒤 울분을 토해내다가, 부인 김다예를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친형 부부와 그들의 변호인 측을 향해 수차례 경고했다.
이는 앞서 지난 1월 친형 부부의 3차 공판에서 친형측 변호인이 증인으로 나섰던 박수홍 전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에게 김다예의 행사 동행 여부, 관계 등 불필요한 질문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
이날 법정에서 보여준 박수홍의 모습은 30여 년간 방송에서 비춰진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와 달리 매섭고 단호했다. 그만큼 박수홍이 새롭게 꾸린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부인에게 쏟아지는 공격들에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가족의 축하를 받지 못한 채 결혼식을 치렀던 박수홍은 출연 중인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조선의 사랑꾼’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스튜디오에서 결혼식 VCR을 보다가 오열했던 박수홍은 “제가 왜 울었냐 하면”이라고 어렵게 입을 뗀 뒤 떨리는 목소리로 “수많은 댓글 중 폐부를 찌르는 말이 있었다. ‘제발 나오지 마라, 부모 형제 버린 놈이 이렇게 나와서 돈벌이 하냐’는 말에 상처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제일 잘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라며 “돈벌이를 안 할 수 없다. 행복하게 가족들을 지키며 살 거다. 그러기 위해선 일을 해야 한다”고 굳게 말했다.
박수홍은 오는 20일 이제 새 가족이 된 김다예와 함께 자신들에 대해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린 혐의를 받은 유튜버 김용호의 3차 공판에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용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다예 과거와 관련해 거짓된 주장을 펼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용호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김다예는 지난해 11월 김용호 공판에 참석해 재판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김다예는 그 과정을 방송에서 공개하며 “법원을 태어나서 처음 가본다. 해당 유튜버가 기소돼서 첫 재판이 열리기까지 1년 4개월이 걸렸다”며 “실제로 그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처음에는 그런 말을 믿는 사람이 있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사람들이 믿더라.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고, 부모님도 공황장애에 빠질 만큼 주변 사람들이 모두 괴로워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수홍은 지난 2021년 8월 김용호를 고소할 당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선처없이 응분의 법적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이번 재판에서 그가 새 가정을 지키기 위해 어떤 강경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