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막내’ 오현규(22·셀틱)가 자신감을 얻고 위르겐 클린스만(59) 신임 감독과 마주한다.
오현규는 19일(한국시간) 영국 글래스고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SPL) 29라운드 하이버니언과 홈경기에서 역전 골을 기록,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셀틱(승점 82)은 2위 레인저스(승점 73)와 격차를 벌리며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여느 때와 같이 벤치에서 시작한 오현규는 후반 15분 교체로 잔디를 밟았다. 그는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36분, 데이비드 턴불이 올린 코너킥을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오현규의 시즌 3호 골이자 리그 2호 골.
득점 후 오현규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고 관중 앞에서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옐로카드 한 장을 감수할 정도로 그에게는 의미가 큰 득점이었다. 앞서 컵 대회 포함 2골을 넣은 오현규는 팀이 리드를 쥔 상황에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이번 득점은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포였다.
경기 후 오현규는 더 스코티시 선을 통해 “벤치에서 나와 득점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이 팀에서 자신감을 얻었기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나는 항상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 하지만 그 전 두 번의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 골을 넣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강점인 ‘피지컬’을 활용해 득점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1m86㎝, 82㎏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오현규는 상대 수비수와 경합 끝에 공을 머리에 맞췄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셀틱 감독은 “오현규는 좋은 선수다. 우리는 그를 이곳에 쉽게 적응시키고 있다. 그는 여전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도 “훈련 때 그를 보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존재감이 있다고 느낀다. 그가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 그의 피지컬만으로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골 맛을 본 오현규는 기분 좋게 대표팀에 합류한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예비 멤버였던 그는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우루과이)을 앞두고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과는 이번이 첫 만남이다.
오현규는 “하이버니언전이 끝나고 한국에 가기 때문에 이 경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감을 얻고 대표팀에 갈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며 “전설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정말 기대된다. 그와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소속팀 일정을 마친 오현규는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입성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강인(22·마요르카)과 함께 대표팀 ‘막내’인 오현규는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아이슬란드와 친선전에서 데뷔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뛴 유일한 경기다. 오현규가 이번 소집 때 황의조(FC서울) 조규성(전북 현대) 등 선배들을 제치고 기회를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