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81 장타율 0.382를 기록했다. 고교 때부터 홈런 타자로 불렸고, 2021년 18홈런을 쳤던 그가 콘택트에 집중하다가 장타를 잃었다.
노시환은 장타자로 돌아가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때부터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훈련하고 있다. 삼진을 감수하는 대신 장타를 노리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결과는 나쁘지 않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성적이 타율 0.333 장타율 0.833에 달한다. 이어 18일까지 시범경기 네 경기에서도 타율 0.417 1홈런 장타율 0.833을 기록 중이다. 안타 5개 중 3개가 장타다.
노시환은 “현재 컨디션은 너무 좋다. 연습해왔던 걸 실전에서 보여주는 것이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타격 어프로치는 훈련 때부터 계획을 세워놓으면서 준비했고, 지금 잘 실행되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장타를 의식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당겨치는 타구가 많아진다. 우타자인 노시환 입장에서는 왼쪽 외야 타구가 늘어나는 법이다. 그런데 노시환은 타격 시 타구를 왼쪽 외야가 아닌 가운데 외야로 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남형 한화 타격 코치는 "노시환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싶어 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방향성이 잘못돼 있었다"며 "타구를 왼쪽으로 보내려고 하기에 '일단 가운데 외야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공을 당기려 하면 몸이 왼쪽으로 빠져나가 스윙이 퍼져 나온다. 좋은 타구도 안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가운데 외야로 보낸다고 생각하고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쳐야 타구가 왼쪽으로 간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이대로 꾸준하게 해주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타석 안에서도, 밖에서도 든든한 선배 채은성의 존재도 큰 힘이 된다. 이번 시즌에 앞서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채은성은 노시환과 함께 한화의 중심타선을 구성하고 있다. 그는 캠프에서는 휴일마다 후배들에게 밥을 사고, 야구 이야기 대신 사담을 나누며 가까워지는 데 집중했다. 노시환은 "처음에는 채은성 선배님께서 좀 과묵한 성격이신 줄 알았다. 그런데 함께해보니 의외로 웃음도 많으시고 장난도 많이 치셔서 후배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밥도 죄송할 정도로 많이 사주셨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스프링캠프 내내 노시환 옆에 붙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타석에서는 '우산 효과'를 선물했고, 타석 밖에서는 개인 코치로 변신했다. 김남형 코치는 "채은성이 오면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늘었으니 부담감이 덜어질 것"이라며 "은성이가 훈련 루틴이 정말 좋다. 우리도 선수들이 루틴을 만들도록 돕지만, 시환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옆에서 꾸준하게 같이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는데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노시환은 "선배님께서 제 타석을 지켜보고 피드백도 바로바로 주신다. 타격 타이밍이 늦을 때마다 말해주고,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가볍게 쳐도 타구가 충분히 날아간다. 너무 힘으로 치려 한다'고 얘기해주셨다"고 전했다.
노시환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222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격 페이스가 좋다가도 부상으로 흐름이 끊어졌다. 히팅 포인트만큼 중요한 게 건강이다. 노시환은 "캠프 동안 체중을 관리한 건 부상 방지를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지금 컨디션도 너무 좋다"며 "한 시즌 동안 안 아픈 게 제일 중요하다. 수비나 주루할 때 몸도 가벼워진 것 같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