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수는 시범경기 타격감이 가장 뜨거운 NC 타자다. 첫 6경기에서 타율 4할(15타수 6안타)을 기록, 서호철(18타수 7안타)과 함께 팀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범경기 맹타 비결로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이전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타격 사이클을) 개막전에 맞출 수 있도록 조금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며 "어느 때보다 집중하려고 했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훈련할 때는 매 순간 집중하면서 혹독하게 야구에만 집중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오영수는 지난 1월 초 2주가량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훈련했다. 에이전트가 장소를 주선해 '더 볼 파크(The Ball Park)'라는 야구센터에서 타격 메커니즘을 점검 받았다. 그는 "지난 몇 년간의 캠프에서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번 캠프는 스스로 테마를 찾고 주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 달 미국 애리조나 구단 캠프에선 송지만·전민수 타격 코치께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방향성을 논의했다. 송지만 코치는 캠프 기간 "오영수는 지난해 헛스윙 비율(11.6%·팀 평균 9.4%)이 높았다. 비시즌 미국까지 찾아가서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준비했다"며 "메커니즘 변화에 불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면담을 통해 루틴에 대한 신뢰와 투구 인식에 대한 전환을 가져갈 수 있도록 대화했다"고 밝혔다.
오영수의 강점은 공격이다. 마산 용마고 3학년이던 2017년, 고교리그에서 타율 0.353(102타수 36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활약을 눈여겨본 '연고 구단' NC는 2018년 신인 2차 2라운드 19순위(계약금 1억원)로 오영수를 지명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처음부터 타격을 보고 뽑았다. 지금도 (기대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1루 수비도 잘하고 있는데 어쨌든 오영수의 강점은 타격이다.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C는 2021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외야수 박건우 보상 선수로 1루수 강진성(두산 베어스)이 팀을 떠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 타자로 1루수가 아닌 외야수(제이슨 마틴)를 영입했다. 외부에서 1루수 보강을 하지 않은 배경에는 오영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2018년 1군에 데뷔한 오영수는 2020년 6월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다. 한동안 잊힌 선수였던 그는 지난해 팀에 복귀, 1군에서 홈런 6개를 쏘아 올리며 강인권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타율(0.238)이 낮았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군(퓨처스리그) 타율이 무려 0.387(75타수 29안타)로 4할에 이른다. 팀 안팎에선 "2군에선 더는 보여줄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시범경기 맹타가 더해지면서 주전 자리를 어느 정도 굳힌 모습이다. 개막전 1루수가 유력하다.
3루수 출신인 오영수는 "아직 (1루) 수비가 안정적인 수준이 아니다"라며 "디테일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고 개선할 점이 많다. 진종길 수비 코치와 많이 훈련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나도 그렇고 팬들 기억에 남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 지난 시간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며 "이제는 다른 이유보다 내 실력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시즌, (목표는) 100경기 출전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