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상위권 도약을 꾀해야 하는 시기에 핵심 자원인 김진수(31)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김진수는 지난 24일 콜롬비아와 친선전에 선발 출전, 전반 24분 만에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이기제(수원 삼성)와 교체됐다. 김진수는 상대 공격수 둘과 공중볼 경합을 하다가 다쳤고, 코치진 등에 업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7일 “정밀 검사 결과, 김진수의 요추 2번 좌측 횡돌기 골절이 확인됐다. 대표팀 닥터진 소견으로는 대략 6주간의 치료와 휴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2개월 뒤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갈길 바쁜 전북에는 큰 악재다. 트레블(K리그·FA컵·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외친 전북은 시즌 초반 고초를 겪고 있다. 리그 4경기 1승 1무 2패를 기록, K리그1 12개 팀 중 8위에 처져있다. 지난 시즌부터 쌓여온 팬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는 형세다.
김형범 해설위원은 “팬들과 발생한 문제가 분위기로 나타나는 것 같다. 그게 정말 중요하다. (분위기를) 뒤집기가 매우 힘들다”며 “(이전에는) 선수들이 경기에 들어가면 ‘지지 않는다’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런 것도 (이제는)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반등을 노려야 하는 시점, 김진수의 공백은 전북에 뼈아프다. 왼쪽 풀백인 김진수는 국가대표급 자원이 모인 전북에서도 공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 리그 MVP급 활약을 펼쳤다. 후방에 안정감을 더하는 동시, 측면 돌파에 이은 정교한 왼발 킥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제는 그 역할을 동갑내기 풀백 정우재가 맡아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주용과 맞트레이드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정우재는 지금껏 태극 마크를 한 번도 달지 못했지만, 대표급 선수로 분류된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가는 팀마다 주전 자리를 꿰찼다.
대구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을 거친 정우재는 공 운반, 날카로운 크로스 등 공격 본능이 돋보이는 풀백이다. 주발이 오른발이지만, 왼발의 정확도도 높은 양발잡이 풀백이다. K리그2 시즌 베스트11에 각각 오른쪽, 왼쪽 측면 수비수로 2회(2016·2020시즌) 선정된 바 있다.
김형범 위원은 “김진수처럼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는 수비수가 팀에 있다는 건 상대 공격수에게 큰 부담이다. 전북의 양쪽 풀백들이 그런 역할을 하다 보니 상대 공격수들이 수비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김진수의 부재로) 팀에 타격은 있겠지만, 헤쳐 나가야 한다”며 “정우재도 좋은 선수다. (애초) 선발로 써보려고 훈련을 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우재는 지난 12일 광주FC전(2-0 승) 딱 1경기를 소화했다. 이마저도 선발 출전한 김진수 대신 투입돼 4분간 피치를 누볐다. 정우재는 최근 전북 B팀(K4 리그)에서 뛰며 실전 감각을 쌓았다. 당장 김진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기에 어깨가 무거울 만도 하지만, 그에게는 입지를 다질 기회이기도 하다.
전북은 내달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4경기 무패(2승 2무)를 질주 중인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5라운드 홈경기에 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