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현(왼쪽)과 김선형. 사진=kbl 제공 서울 SK가 전주 KCC를 89-73으로 이기고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첫판을 가볍게 잡았다.
SK(정규리그 3위)는 3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CC(6위)에 16점 차 대승을 거뒀다. 역대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4강에 오를 확률은 94%(50회 중 47회)에 이른다.
1쿼터 초반 5분 동안만 팽팽했다. 이후 경기는 완전히 SK쪽으로 기울었고, 나머지 3쿼터가 가비지 타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긴장감이 없었다.
SK는 1쿼터 후반 5분간 득점에서 21-6으로 KCC를 압도했다. 전창진 KCC 감독이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거론한 SK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특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35세 베테랑 김선형은 지금이 전성기라는 것을 시위하듯 각종 공격 부문에서 KCC를 요리했다. SK는 스타팅으로 나선 김선형, 오재현, 최성원 3가드진이 KCC를 압박하면서 공만 잡으면 무섭게 빠른 스피드로 공격을 전개해갔다.
김선형은 빠른 공격은 물론이고, 묘기 같은 어시스트를 연이어 성공하면서 SK를 지휘했다. 김선형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동료들은 착착 골을 완성해내며 순식간에 승기를 SK 쪽으로 가져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3점 슛 성공이 1개가 안되는 오재현(정규리그 평균 3점 슛 0.9개)은 이날 3점 4개를 던져 3개를 꽂아 넣었다. 2쿼터까지 SK는 48-33으로 크게 앞서갔고, 전반 SK 최다 득점자가 11점의 오재현이었다. 2쿼터 초반에는 공격 성공률이 매우 낮은 김형빈까지 김선형의 노룩패스를 받아 골밑 슛을 넣고 상대 파울을 얻어내 추가 자유투까지 만들어냈다.
김선형은 이날 11점 10어시스트로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26점의 워니가 득점에서 불을 뿜었고, 오재현(17점) 최부경(12점) 허일영(11점) 등 다섯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SK는 3쿼터 중반 즈음 김선형과 최부경을 벤치로 잠시 불러들이는 여유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는 지난 2월부터 발바닥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공격의 핵심 최준용이 빠졌다. 전희철 SK 감독은 “최준용이 뛰려면 뛸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 발바닥 통증이 있고, 추가로 충격이 생기면 또 쉬어야 해서 최대한 아끼겠다”며 6강 시리즈에서 최준용을 기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차전에서 SK는 최준용의 빈 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였다.
KCC는 공격과 수비 모두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단기전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 이승현은 8점 4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슈터 허웅은 3쿼터 8분이 지나서야 첫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4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