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로 편의점에서 성인 인증을 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간편결제 생태계가 급속도로 확장하는 가운데 내년 주민등록증도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오면서 지갑이 필요 없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도입 근거를 마련한 주민등록법 일부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스마트폰에 암호화한 형태로 저장하는 주민등록증이다. 17세 이상 주민에 대한 신원확인 시 현행 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주민등록증과 동일한 효력을 인정받는다.
행안부는 지난해 7월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금융기관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편의점에서 담배 또는 술을 구매하거나 공항에서 탑승자 신분을 확인할 때 주로 활용했다.
이에 반해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일반 주민등록증처럼 금융기관에서도 쓸 수 있다.
이미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작년 하반기 발급을 시작했다. 공공·금융기관, 렌터카·차량 공유 업체, 공항, 병원, 편의점, 주류 판매점, 여객터미널, 숙박시설 등에서 쓰이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행정안전부 제공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간편결제가 대중화하면서 카드 없이도 일상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주민등록증은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지갑을 두고 생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랐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022년 삼성페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545만명에 달했다. 지난달 21일 출시한 애플페이는 출시 첫날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예고했다.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해 네이버·카카오와 손잡고 온·오프라인 사용처를 확대하면서 간편결제 전환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의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 결제를 지원한 지난달 말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간편결제에 모바일 주민등록증이 더해지면서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다녀도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올해 하반기 주민등록법이 개정되면 법 공포 후 1년 뒤인 내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