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수가 마침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소대장 이춘호 역할을 맡아 차가움과 따뜻함을 오가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대장 앓이’를 한다는 반응이 점차 나오면서 새로운 ‘여심 스틸러’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진짜’ 전쟁을 치르는 성진고 3학년2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SF·크리처물이다. 신현수는 펜 대신 총을 들게 된 아이들을 통솔하면서 군사훈련을 시키는 2소대 소대장 이춘호 역을 맡았다.
이춘호는 괴생명체들이 날뛰기 시작해 지구가 위험에 닥친 상황에서도 장난치기 바쁜 학생들에게 가차없이 훈련을 시키고 명령을 내리는 냉정한 인물이다. 신현수는 드라마 초반 군복을 입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등장한 뒤 군인다운 각 잡힌 말투와 자세, 그리고 날선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사실 이춘호는 학생들을 징집하는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동시에 사지에 내몰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어른’을 상징하는 캐릭터다. 신현수는 “‘너희들에게 이 상황이 최선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어른이라서 미안하다’는 마음을 지니고 연기하고자 했다”며 “겉으로는 아이들에게 냉정하지만 아이들을 향한 마음은 따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캐릭터의 상반된 면모들 중 가장 중점을 둔 지점을 설명했다.
학생들이 전쟁을 치르면서 점차 성장해가는 속도만큼, 이춘호도 꽁꽁 감춰두고 있던 ‘진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신현수는 건조하고 차가운 모습부터 학생들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따뜻한 모습까지, 톤을 조절해가며 극단에 있는 캐릭터의 면모를 이질감 없이 좁혀 나간다. 이와 함께 쌓여가는 이춘호의 서사는 ‘방과 후 전쟁활동’이 전하는 메시지와 맞물려 작품의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신현수는 지난2013년 단편영화 ‘백화점’으로 데뷔한 뒤 드라마 ‘위기의 X’(2022), ‘보쌈-운명을 훔치다’(2021), ‘으라차차 와이키키 2’(2019), ‘열두밤’(2018), ‘황금빛 내 인생’(2017)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그동안 주로 풋풋한 로맨스, 유쾌한 코미디를 선보여왔던 터라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신현수의 모습은 낯설다. 그래서 새롭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신현수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방과 후 전쟁활동’은 앞서 유럽 최대의 드라마 시상식으로 알려진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됐다. 지난달 31일 파트1이 공개된 후 역대 티빙 작품 중 유료가입기여지수 1위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파트2는 이달 중 오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