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이자 리그 1위인 울산을 상대로 선수들이 기죽을까 봐 걱정”이라던 이민성 감독의 우려는 전반 9분 만에 기우가 됐다. 이진현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 찬 슈팅이 울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대전이 균형을 깨트렸다.
일격을 맞은 울산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전열을 재정비하고 대전과 치열한 중원싸움을 펼쳤다. 전반 18분 결실을 맞췄다. 교체 투입된 김민혁의 크로스를 받은 루빅손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균형을 맞췄다.
빠르게 동점을 만든 울산이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전반 32분엔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루빅손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창근의 선방에 막혔다. 흐른 공을 슈팅해 골망을 흔든 설영우의 슈팅은 루빅손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동점이 된 뒤 좀처럼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하던 대전은 전반 추가시간 또 다른 결실을 맺었다. 이진현의 빗맞은 슈팅은 티아고가 가슴으로 방향을 살짝 바꿨고, 이현식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1-2로 뒤진 홍명보 울산 감독은 하프타임 김태환 대신 조현택을 투입하며 측면 수비에 변화를 줬다. 울산은 경기 주도권을 쥐고 동점골을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역습 상황에서 루빅손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이에 질세라 대전도 역습 상황에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이현식의 슈팅이 무위로 돌아갔다.
울산은 후반 15분 이청용과 이규성을 투입하며 공격과 중원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홍 감독의 승부수는 좀처럼 결실로 이어지진 못했다. 오히려 대전이 빠른 역습을 통해 울산 뒷공간을 공략하며 쐐기골을 노리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경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대기록 달성을 위한 울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바코까지 투입하며 더욱 공격에 무게를 뒀다. 방향을 가리지 않고 동점골과 역전골을 위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대전 수비 집중력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상대 슈팅엔 수비진 육탄방어와 이창근의 선방으로 맞섰다. 결국 대전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승격팀 대전의 돌풍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선두 울산까지 집어삼켰다.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기려던 울산의 도전도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