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를 3-2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8회 말까지 1-2로 뒤지 패색이 짙었지만 9회 초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초 결승점을 뽑았다. 2연승에 성공한 롯데는 시즌 8승 8패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두산 베어스에 덜미가 잡힌 KT 위즈와 공동 5위.
이날 롯데가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선발 나균안의 호투였다. 나균안은 1회 말 무사 만루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단 1실점 했다. 3회 말 1사 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추가 점수를 내줬지만 거기까지였다. 4~6회를 3이닝 연속 퍼펙트로 막아냈고 7회 1사 1루에선 안중열과 김주원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7이닝 2실점 쾌투로 NC 에이스 구창모(6이닝 4피안타 무실점)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흠잡을 곳이 없다. 나균안은 NC전이 끝난 뒤 평균자책점이 소폭 상승했지만, 수치가 1.75(경기 전 1.45)로 여전히 수준급이다. 시즌 피안타율이 0.191,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1에 불과하다. 피장타율(0.234)과 피출루율(0.267)을 합한 피OPS가 0.501. 득점권 피안타율이 0.050(20타수 1안타)으로 1할이 되지 않는다. 주자를 거의 내보내지 않는데 득점권 위기가 만들어지더라도 대부분 막아낸다.
불펜이 약한 롯데로선 ‘이닝 이터’ 나균안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균안이 경기 초반 흔들리면 불펜 운영에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마운드 위에서 길게 버틴다. NC전에서도 불펜이 8회에야 가동돼 필승조 투입을 아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최준용(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원중(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구승민(1이닝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까지 필승조 3명으로 역전승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75로 리그 최하위. 외국인 투수 반즈(1패 평균자책점 10.80)와 스트레일리(2패 평균자책점 6.27)가 추풍낙엽처럼 흔들린다. 나균안의 '에이스 본능'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