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뜨거운 감자였던 김유성(21)이 학교 폭력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김유성이 용서를 구했고, 최근 피해자분들께서 용서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김유성은 모든 잘못을 다 인정했고 뉘우친다고 전했다"고 지난 21일 설명했다.
김유성은 김해고 재학 시절 2021 신인 1차 지명에서 연고 팀 NC 다이노스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지명 직후 내동중 재학 시절 후배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NC가 지명을 철회하면서 프로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이후 고려대에 진학한 그는 지난해 2023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했고, 두산이 2라운드 9순위로 그를 선택했다.
대학 재학 2년 동안 학교폭력 논란이 전혀 정리되지 않았던 만큼 지명하자마자 논란이 일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저라도 필요하면 함께 가서 사과를 드릴 생각이다. 김유성 선수가 진심으로 피해자께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피해자 측이 용서하면서 진전이 이뤄졌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피해자 측에 대한 감사를 먼저 전했다. 이 감독은 "피해 학생과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는 게 김유성을 1군 무대에 올리는 (두산 구단의) 전제 조건이었다. 피해자분께서 사과를 받아주셨기에 첫 번째 조건이 이뤄지게(충족되게) 됐다"며 "선수 마음에는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할 짐이다. 그래도 용서받았으니 선수 개인의 목표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폭력 문제가 마무리된 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승엽 감독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어떤 사람으로, 어떤 프로야구 선수로 나아갈지는 김유성 본인에게 달렸다"며 "앞으로 더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고,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용서를 받았다고 과거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야구로 보답하라'는 이야기도 위험하다. 이승엽 감독도 이를 잘 안다. 이 감독은 "그동안 선수(김유성)와 직접 만나 대화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곰들의 모임'과 1월 팀 훈련 때밖에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태도가 좀 당당하지 못했다"며 "(김유성의 과거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마음의 짐은 항상 가지고 있어야겠지만, 프로로서 팀 동료들과 잘 지내고 상대 팀과 붙을 때는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길 바란다"고도 했다.
향후 기용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로 3경기에 등판한 김유성은 1승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 중이다. 이승엽 감독은 향후 콜업 여부에 대해 "팀 1군 사정을 더 봐야 알 수 있다. 여러 가지 판단하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