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가 차기 시즌 치열한 순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하위권(6·7위) 두 팀 전력이 크게 좋아졌다.
KOVO(한국배구연맹)와 V리그 소속 여자부 7개 구단은 지난 013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023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흥국생명이 지난 시즌(2022~23) 뛰었던 옐레나 므레제노비치에 대한 우선지명권을 행사하며 실제로는 6개 구단만 참여했다.
1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IBK기업은행(기업은행)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브리타니 아베크롬비를 선택했다. 그는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이 트라이아웃 개막 전부터 1순위로 점찍은 선수였다. 키(1m91㎝)는 포지션 평균 수준이지만, 공격 폭이 넓은 왼손잡이라는 이점이 있다. 기동력도 좋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터키 리그에서 활약했다. 현재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은 행운이 따르고 있다. 지난 시즌 순위 역순으로 구슬 확률 추첨을 진행한 이번 드래프트에서, 6위였던 기업은행은 7위 페퍼저축은행보다 5개 적은 수(30개) 구슬을 추첨기에 넣고도 1순위를 얻었다. 7개 구단이 같은 구슬 수(10개)를 추첨기에 넣어 지명 순번을 결정했던 4월 21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도 기업은행은 1순위 지명권을 획득, 최대어였던 태국 출신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를 영입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FA(자유계약선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황민경을 영입했다. 기존 선수 표승주와 함께 다른 구단에 밀리지 않는 국내 공격진을 갖췄다. 이어진 드래프트에서 연달아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전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2시즌 연속 최하위(7위)에 그쳤던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은 라이트 야스민 베다르트를 선택했다. 야스민은 2021~22·2022~23시즌 현대건설 소속으로 뛰었던 선수다. 힘·높이·순발력을 두루 갖춘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개막 15연승을 거뒀지만, 야스민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뒤 급격히 전력이 떨어지며 흥국생명에 정규리그 1위를 내줬다. 야스민이 전력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오프시즌 김연경과 함께 FA 최대어로 평가받던 국가대표 레프트 박정아를 영입해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2022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위이자 국내 선수 최장신(1m95㎝) 미들 블로커(센터) 염어르헝도 오른쪽 무릎 수술 재활 치료를 마치고 차기 시즌 복귀할 전망이다. 여기에 기량이 검증된 야스민이 합류했다. 좌·우·중앙 모두 전력이 좋아졌다.
이어진 드래프트에서 KGC인삼공사는 레프트 지오바나 밀라나를 지명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리그에서 뛴 선수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 중 공·수 균형이 가장 좋은 선수로 평가 받았다. 현대건설은 GS칼텍스 소속으로 2021~22시즌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던 모마 바소코를 지명했다. 6순위 지명권을 받은 GS칼텍스는 지젤 실바, 한국도로공사는 반야 부키리치를 선택했다.
남자부는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없는 선수가 마에이 콕(우리카드) 한 명뿐이었지만, 여자부 드래프트에선 ‘새 얼굴’ 4명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