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은 지난 21일 LG 트윈스전까지 최근 35타석(31타수) 무안타 부진에 빠져 있다. 0.359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이제 3할 아래(0.294)까지 내려갔다.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진 건 올 시즌 처음이다. 장타가 터지지 않아 고민하던 4월에도 타율은 꾸준했다.
부진과 불운이 겹쳤다. 노시환은 무안타 행진 직전인 13일까지만 해도 월간 타율이 0.472에 달했다. 10일부터 12일까지 3경기 연속 홈런도 쳤다. 개막부터 13일까지 노시환의 강한 타구 비율(시속 150㎞ 이상)은 45.3%(전체 2위)에 달했다. 반면 14일 이후 강한 타구 비율은 절반도 안 되는 21.1%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무안타까지 이어질 정도로 나쁜 수치가 아니다. 노시환과 강한 타구 비율 차이가 크지 않은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22.7%)의 경우 이 기간 안타 10개를 쳤다. 노시환은 이 기간 볼넷 비율(12.1%) 삼진 비율(24.2%) 콘택트%도 84.4%를 기록했다. 타율 0.359였던 5월 13일까지의 기록(볼넷 비율 10.2% 삼진 비율 19.1% 콘택트 % 73.5%)과 차이가 크지 않다.
다만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 쫓기는 모습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경기 중계를 맡았던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방송 중 "(타격 폼에서) 왼쪽 벽이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좋은 타구가 나올 때는 "왼쪽 벽이 유지되니까 타구가 펜스까지 날아간다"고 언급했다. 이어 21일 경기에서는 소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LG 정우영에게 루킹 삼진을 당하자,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를 두고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짚었다.
운이 따랐던 만큼 불운도 찾아오는 법이다. 무안타가 시작되기 전까지 노시환의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는 0.411에 달했다. 행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BABIP는 무안타 기간을 거쳐 0.336으로 내려왔다. 개인 통산 수치(0.324)와 근접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노시환의 타순을 옮겨가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극복하는 건 결국 노시환 본인의 몫이다. 최 감독도 "천하의 김현수(LG)도 시즌 초 3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지 않나. 노시환이 속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는 괜찮다고 한다. 감독이 옆에서 말하는 게 더 신경 쓰일 수도 있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부진은 단기 문제일 뿐이니) 선수가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