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가수 겸 배우 정용화가 출연하기로 했던 중국 예능프로그램이 돌연 취소됐으며, 블랙핑크의 콘서트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얼어붙은 한중관계가 K팝 아티스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매체 신경보 등은 정용화가 중국 유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 ‘아이치이’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 ‘분투하라 신입생 1반’에 출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용화도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후 SNS에 공항에 도착한 사진 등을 올리며 출연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국가광파전시청국(광전총국)에 정용화의 출연을 반대하는 민원을 넣었다. 베이징시 라디오 TV국은 “‘분투하라 신입생 1반’은 앞으로도 정용화를 게스트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원을 넣은 한 누리꾼은 TV국으로부터 “프로그램 게스트 관리를 강화하고 인원과 내용을 관리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블랙핑크 콘서트를 관람한 연예인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사태도 발생했다. 앞서 안젤라 베이비, 우주소녀 출신 성소는 지난 20, 21일 마카오에서 개최된 블랙핑크의 월드투어를 관람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에 “중국 배우가 한국 가수의 콘서트에 가다니”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안젤라 베이비와 성소 외의 다른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이름을 공개하며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기도 했다.
최근 가수 현아가 오는 6월 17일, 18일 이틀간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한 음악 페스티벌에 참석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한한령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또 그룹 세븐틴의 중국 팬들도 새 음반 200만 장을 공구하며 기대감도 생겼다. 그러나 현재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아티스트와 콘텐츠 등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한한령이 다시 발동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접속이 원활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