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투수’ 선동열(60)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벌써 5회째 자신의 이름을 걸고 농아인야구대회를 열고 있다. 2010년 제1회 대회에서 시구자로 인연을 쌓은 이후 2019년 10회 대회부턴 ‘선동열배’라는 이름을 붙여 대회를 지원,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다.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14회 대회는 비록 우천으로 도중 취소됐지만, 농아인 선수들과 선동열 전 감독의 열정은 비도 막을 수 없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이날 ‘제14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 자리를 빛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오전 8시엔 준결승 제1경기 전북 데프다이노스 대 안산 윌로우즈 경기가 열렸고, 이어 대구 호크아이즈와 청주 드래곤이어즈의 준결승 제2경기가 치러졌다.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돼 공동 우승으로 대회가 마무리됐지만, 선동열 감독은 빗속에서도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건넸다.
대회 폐회식 후 만난 선동열 전 감독은 “농아인 선수들이 이 대회를 위해서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을 텐데 비로 이렇게 취소돼 정말 아쉽다”라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의 열정을 오랜만에 봐서 좋은 시간이었다. 선수들의 대단한 열정을 앞으로 더 많은 야구팬들이 즐겨볼 수 있도록 대회가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웃었다.
선동열 전 감독이 농아인야구대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부터다. 선수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최윤 OK금융그룹회장이 농아인야구대회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흔쾌히 시구자로 나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오랫동안 이어진 OK저축은행의 후원 덕분에 이렇게 뜻깊은 행사에 나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후원과 관심이 계속됐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농아인 야구 선수들과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4년, 선동열 전 감독은 이들의 야구 열정이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선 전 감독은 “농아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서로 간의 배려가 느껴진다. 이들만의 질서도 존재하고, 무엇보다 열정이 대단하다”라면서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나도 이 선수들을 보면서 항상 배우고 깨닫는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선 전 감독은 “선수들의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많은 야구팬이 수원 KT위즈파크를 찾았다. 선동열 전 감독의 사인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았다. 이를 지켜본 선 전 감독은 대회 주최 측에 요청해 로비에 간이 테이블을 마련, 예정에 없던 팬 사인회까지 하며 팬과 선수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