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넘어 예능 프로그램에도 ‘여성시대’가 열렸다. ‘지구오락실2’, ‘혜리미예채파’, ‘댄스가수 유랑단’ 등 여자 연예인들의 조합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장악했다. 그중에서도 독보적 예능감으로 방송에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있다. 오마이걸 미미, 방송인 파트리샤, 가수 김완선이 그 주인공이다.
◇ ‘지구오락실2’ 미미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tvN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구오락실’)이 새로운 여행지 핀란드에서 시즌2의 출발을 알렸다. 12일 첫방송된 ‘지구오락실2’는 현재 3%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100만 뷰를 훌쩍 넘는 유튜브 클립 영상 조회수를 통해 ‘지구오락실2’가 믿고 보는 예능으로 떠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미미는 시즌2에서 맹활약 중이다. 시즌1에서 개그우먼 이은지가 미미의 전문 통역사로 나설 정도로 신종 언어 ‘미미어’를 개발한 그는 이번 시즌에서 더 이해할 수 없는 발음과 난해한 문장으로 시청자들의 웃음 버튼을 담당하고 있다.
1회 ‘줄줄이 말해요’ 게임 중 미미가 ‘당’으로 끝나는 단어를 “민주당”, “새누리당”, “공산당”이라고 외친 영상은 248만 회(30일 기준)를 기록했다. 작품 속 명대사를 말하는 게임에는 영화 ‘아바타’의 대사 ‘아이 시 유(I SEE YOU)’ 대신 나비어 ‘토루크 막토’를 말하며 방송사에 길이 남을 어록을 남겼다. 또 게임 중 외래어를 사용하면 벌칙을 받는 ‘훈민정음 윷놀이’에서는 자신의 실수를 연이어 고백해 장장 3시간의 윷놀이를 이어가며 혼란을 야기했다.
그간 청순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로 이름을 알렸던 미미는 ‘지구오락실’을 통해 엉뚱한 4차원 매력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 미미는 ‘지구오락실’ 출연 이후 의류 브랜드와 금융사 모델까지 섭렵하며 광고퀸으로 거듭났다.
◇ ‘혜리미예채파’ 파트리샤
3월 방송을 시작해 지난 28일 종영한 ENA ‘혜미리예채파’는 0%대 시청률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1529 영 타깃 대상 OTT콘텐츠 순위 1위(한국 리서치 KOI순위)에 오르는 성과를 이루며 MZ세대들이 즐겨보는 1등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파트리샤는 ‘혜미리예채파’에서 빠질 수 없는 ‘만능 캐릭터’다. 걸스데이 혜리, (여자)아이들 미연, 르세라핌 채연, 최예나, 댄서 리정까지 가수와 댄서들 사이에서 유일한 방송인이지만 이들에 못지않은 끼와 예능감을 자랑했다. 콩고 국적에도 한국 사람들도 모르는 ‘치독’이란 단어를 술술 말하고, 초성 게임에는 ‘닥쳐’라는 비속어를 서슴없이 내뱉어 좌중을 포폭절도하게 만들었다.
댄스 타임에도 세븐틴 ‘박수’와 걸스데이 ‘기대해’를 흑인 특유의 그루브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가수 데뷔도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춤 실력으로 멤버들을 단숨에 홀렸다. 노래에도 소울이 넘치며, 특히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혜미리예채파’의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파트리샤의 활약을 모아둔 유튜브 클립 영상은 30만 회를 넘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 ‘댄스가수 유랑단’ 김완선
25일 베일을 벗은 ‘댄스가수 유랑단’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까지 세대별로 가요계에 새 역사를 쓴 여가수들이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하는 프로그램. 시청률 3.2%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특히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올해 55세, 데뷔 38년 차가 된 김완선은 ‘맏언니’ 포지션답게 동생들을 다독이면서도 특유의 느긋함을 유지하고 있다. 예능에서 활활 타오르는 이효리와 상반된 매력으로, 평이하고도 차분한 모습을 유지한다. 그 진중함 속에 한 번씩 뻥뻥 터지는 멘트가 바로 김완선의 매력이다.
이효리가 “사람들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느냐”고 묻자 “ 자기야, 이제 별로 시선이 없다”고 팩트폭격을 하며 예상치 못한 한 방을 날린다. 또 엄정화와 이효리도 출연한 적이 없는 90년대 국군 위문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에 여러 번 섰었다고 말하며 가늠하기도 힘든 ‘짬밥’(연륜)을 느끼게 한다. 동시에 MZ세대 ‘클럽춤’을 선보이기도 하고,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 댄스도 완벽하게 따라추며 명불허전 ‘댄싱퀸’의 모습을 자랑한다. ‘댄스가수 유랑단’을 모이게 한 이효리가 팀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면, 김완선은 맏언니로서 팀의 활기를 돋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