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훈은 지난 2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수훈 선수가 된 뒤 사람을 찾았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부모님 댁이 있는 부산에서 창원으로 향한 도태훈은 역주행으로 오던 음주운전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수습하고 도움을 준 '은인'을 찾으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찮았다. 그래서 경기 뒤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사람을 찾는다"고 얘길 꺼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인터뷰 이튿날 당시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기사를 보고 도태훈에게 도움 주신 분을 찾아보겠다고 연락했다. 이어 당사자(정용현 씨)를 확인했고 통화까지 연결됐다. 도태훈은 30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에 정용현 씨를 초청했고 경기 전 만나 자신의 실착 유니폼을 비롯해 다양한 선물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용현 씨는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이다. 도태훈 선수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내가 구해준 분이 도태훈 선수라는 것을 몰랐다"며 "그날 친구와 함께 부산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늦은 저녁이어서 어두웠지만 고속도로에 차량 파편이 많고 차 두 대가 뒤집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큰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차를 서행하며 운전하는데 사고가 난 차량에서 경적이 울려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사람을 구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에서 내려 차 안에 있는 사람을 구출하고 119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차 모양을 알 수 없을 정도의 사고였지만 도태훈 선수가 외상이 크게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사고 현장을 떠났다. 사실 잊고 있었던 일이었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도태훈 선수가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해 주셔서 나 또한 감사드린다"며 "평소 NC를 응원하고 있었고 창원NC파크의 상업시설을 자주 이용하여 야구를 가깝게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있어 나 역시도 신기한 기분이다. 앞으로도 NC와 도태훈 선수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도태훈은 "고속도로에서 차를 정차해 도움을 준다는 게 2차 사고의 위험이 있는 부분인데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야구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정용현 님이 도움을 주셔서 가능한 부분"이라며 "정용현 님의 도움으로 나의 가치관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고 내 주변과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바뀌었다. 많은 기자님 덕분에 감사한 분을 찾을 수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 저의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라운드 밖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 구성원, 그라운드에서는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많은 팬분에게 최선을 다하는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남다른 메시지를 전했다.
동의대를 졸업한 도태훈은 2016년 육성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1군 38경기에 출전, 타율 0.311(74타수 23안타) 2홈런 9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