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김병철 “시청률에 인기 실감..엄정화도 ‘너무 좋아!’ 반응했죠” [IS인터뷰]
권혜미 기자
등록2023.06.07 06:15
“‘닥터 차정숙’과 서인호라는 인물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드리죠. 저에게 참 새로운 경험이 됐고 감동적인 면도 있었어요. 이 감정이 다음 작품을 해나가는 자양분이 될 것 같아요.”
tvN 드라마 ‘도깨비’(2017)에서 ‘파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병철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지난 4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닥터 차정숙’의 역대급 지질남 서인호이다. 김병철이 아닌 다른 배우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그는 배역에 100% 몰입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웃고 울렸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병철은 “사람의 성장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신 것 같다”며 ‘닥터 차정숙’의 종영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이런 유쾌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분들을 만나 즐겁고 새로웠어요. 시청률 그래프를 볼 때 인기를 실감했죠. 엄정화 선배도 ‘너무 좋아’ ‘무슨 일이야’라며 반응하시더라고요.”
극중 서인호는 아내 차정숙(엄정화)에게 못할 짓을 저지른 희대의 불륜남으로 등장한다. 대학 시절 첫사랑이었던 최승희(명세빈) 사이에서 딸을 낳고, 무려 아들도 함께 다니는 병원에서 최승희와 3년간 불륜 관계를 유지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남자지만, 김병철은 특유의 능청스럽고 유쾌한 코믹연기로 미워할 수만은 없는 ‘마성의 남자’ 서인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나쁜데 웃기다고만 생각했지, 인호에게 ‘귀엽다’는 단어가 사용될 거라 예상 못했어요. 작가님이 코믹 장르도 넣고, 인호가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여러 장치도 마련했죠. 그래도 인호에게는 여전히 부정적인 면이 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김병철은 만약 자신이 서인호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면, 빠르게 정리를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물론 인호는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됐죠. 그래도 잘못을 수습하려면 먼저 정숙이 원하는 대로 이혼을 해줘야 해요. 그리고 승희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죠. 승희는 같이 살고싶다고 했지만, 아마도 그게 진심은 아니니까요.”
김병철은 엄정화와는 30년을 함께 산 부부로, 명세빈과는 부적절한 관계로 나란히 발을 맞췄다. 두 사람과 함께 연기한 소회를 묻자 김병철은 엄정화를 두고 “유명한 사람을 처음 만나 낯설고 편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이내 누나, 동생으로 호칭을 맞추며 시작하니 어색함이 많이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명세빈에 대해서는 “승희의 캐릭터가 정말 연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승희랑 인호의 장면이 조금 어렵게 다가왔어요. 시청자들이 보기 싫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세빈 씨도 비슷한 걸 느꼈고요. 또 세빈 씨는 이전 역할들과 달라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함께 연습도 많이 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호흡을 맞춰갈 수 있었죠.”
‘닥터 차정숙’은 서인호와 이혼한 차정숙이 병원을 개원해 홀로서기를 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차정숙의 행복을 바랐던 시청자들의 염원이 이루어진 ‘해피엔딩’을 맞이한 것이다. 김병철은 결말을 두고 “결국 정숙의 성장이 이야기의 중심축이었다”고 말했다.
“어떤 분들은 마무리 지점에서 미진하다 느끼셨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과만 보자면 정숙이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동시에 인호도 달라지고,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아마 모든 인물이 비슷하겠죠.”
김병철은 ‘태양의 후예’(2016), ‘미스터 션샤인’(2018), ‘스카이캐슬’(2019) 등 다수의 히트작에 출연해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런 그는 자신의 터닝 포인트가 됐던 작품 3개로 ‘태양의 후예’, ‘스카이캐슬’, ‘닥터 차정숙’을 뽑았다.
“대중에게 처음 이름을 알리게 해준 작품은 ‘태양의 후예’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보셨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역할이었으니까요. ‘스카이캐슬’은 워낙 화제작이기도 했고, 좋은 평가도 많이 받고. 수상까지도 하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아무래도 마지막은 ‘닥터 차정숙’이겠죠? 책임감도 많이 느꼈고, 뜨거운 인기에 감사할 따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