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인류가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야 하는 세상이잖아요. 현실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넷플릭스 새 드라마 ‘사냥개들’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을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우도환, 이상이가 주연을 맡았다.
‘사냥개들’은 웹툰이 원작이다. 다만 각색을 자유롭게 해도 된다는 원작자의 허락 아래 김주환 감독이 자신의 색을 많이 입혔다. 우도환이 맡은 건우는 원작에선 유도를 한다는 설정이지만, 넷플릭스 드라마에선 복서로 나온다. 영상에서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내기에 유도보다는 복싱이 적합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눈길이 가는 건 건우라는 인물이 가진 ‘순수함’이란 속성이다. 세상이 칼날을 들이대도 오롯이 맨주먹으로 맞서고자 하는 건우는 순수함의 결정체다. 웬만한 위기 앞에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김주환 감독은 이 부분이 원작과 다른 점이라면서 “원작 웹툰에서는 최사장 캐릭터가 사망한 뒤 건우가 약간 흑화한다. 하지만 우리 작품에선 계속 착한 마음과 희망을 가진 캐릭터로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건우가 사실적인 인물이냐고 물으시면 그 부분에 대해선 의문점이 있겠죠. 그런데 저는 주인공들은 특정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는 그 주제의 화신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열정이든 순수함이든 말이죠. 건우는 코로나19 시대의 희망 같은 존재라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김주환 감독은 좋은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코로나19, 그리고 그 외에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세상의 비극 속에서 콘텐츠가 누군가를 다시 일어서고 회복하게 하는 힘이 되길 바란다. 김주환 감독은 그래서 권선징악이 좋다.
“따뜻하고 힐링이 되는 이야기를 해나가는 걸 창작자로서의 의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냥개들’도 그렇고 앞으로 하는 작품들에서도 불의한 세상과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 나가려고요. 코로나19는 전 세계인들을 힘들게 한 위기였잖아요. ‘사냥개들’의 주인공들을 통해서 그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이겨낼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