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원(23)이 3타 차를 뒤집는 역전극으로 한국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대회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홍지원은 연장 승부 끝에 마다솜(24)과 김민별(19)을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따냈던 홍지원은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2년 차 마다솜과 신인왕 후보 김민별은 연장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에 실패했다.
전반 홀은 마다솜과 김민별의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3번 홀(파3)과 4번 홀(파4)에서 보기와 버디를 번갈아 기록한 마다솜은 6번 홀(파3)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김민별도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선두 마다솜을 제치지 못했다.
홍지원은 전반 홀에서 더블 보기 1개 포함해 '+1'로 주춤했으나, 후반 홀인 10번 홀(파5)부터 12번 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추격했다. 이후 홍지원은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5)에서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기록하며 선두 마다솜과 2타 차를 유지했다.
홍지원.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홍지원은 17번 홀(파3)에서 파를 하고도 공동 선두에 올랐다. 마다솜의 벙커샷이 그린을 넘어 러프로 떨어지며 온 그린에 실패했다. 세 번째 샷에서 온 그린에 성공했지만 홀과 멀어졌고, 이어진 10.4m의 보기 퍼팅도 홀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며 더블 보기가 됐다.
18번 홀(파4)에선 김민별이 드라마를 썼다. 한 타 차 3위로 18번 홀을 시작한 김민별은 마지막 5.3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공동 1위로 뛰어 올랐다. 공동 선두였던 마다솜과 홍지원이 파에 그치면서 세 선수의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1차 연장에선 김민별이 세 선수 중 가장 가까이 어프로치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마다솜의 8.3m 퍼팅과 홍지원의 5.9m 퍼팅이 연달아 빗나가면서 파에 그친 가운데, 가장 유리했던 김민별까지 2.2m 버디 퍼팅을 실패하면서 2차 연장전에 돌입했다.
2차 연장은 메이저퀸 대관식이었다. 러프에서의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안착시킨 홍지원이 마지막 버디 퍼팅에 성공하면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마다솜은 티샷 미스로 벌타를 받으며 경쟁에서 멀어졌고, 첫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김민별은 버디 퍼팅에 실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홍지원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전반 홀까지는 우승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얼떨떨하다”라면서 “나는 장타 선수만큼 비거리를 내지 못하지만, 뒤에서도(먼 거리에서도) 홀에 잘 붙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대회에 임한다. 남은 메이저 대회도 우승해서 그랜드 슬램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