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는 1987년 우정리 연쇄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시간 여행자 윤해준으로, tvN ‘이로운 사기’에서는 타인의 감정에 지나치게 동조하고 몰입하는 과공감 변호사 한무영으로 각각 분해 월, 화요일 시자들의 황금 같은 저녁을 완벽히 책임지며 리모콘을 쉴 새 없이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먼저 김동욱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극 중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그리고 1987년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스릴러, 낯선 장소에서 윤영(진기주)과 함께 진범을 찾기 위해 서로 의지하며 피워내는 로맨스, 할아버지의 진한 사랑을 느끼며 닫혔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기 시작하는 드라마적인 요소까지 특유의 깊은 눈빛과 단단한 목소리, 표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다채로운 장르와 복잡다단한 캐릭터로 극을 이끌어가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능청스러운 말투와 목소리로 이따금씩 웃음을 불어넣으며 극의 긴장감을 해소시켜주는 윤활유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잔뜩 날이 서있는 해준과는 달리 ‘이로운 사기’에서는 너무 공감이 짙어서 표현을 숨기며 살고 있는 변호사 한무영으로 만난 김동욱은 전혀 다른 얼굴이 되어 나타났다. 극 중 ‘뱀파이어 변호사’라는 차가운 별명 뒤에 숨겨진 이타적이고 따스한 모습이 보는 이들의 ‘과몰입’을 유발 중인 것. 눈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극 F적인 모습은 물론, 자신과 정반대인 공감 불능의 천우희(로움 역)를 지키기 위해 같은 편에 서서 든든한 보호자 같은 면모로 유죄 인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동욱은 본인의 얼굴은 모두 지우고 오롯이 윤해준과 한무영으로 분했다. 방송국 아나운서이자 국어 선생님인 윤해준일 때에는 정확한 딕션과 전달력으로 해준의 마음을 생생하게 전했고, 변호사인 한무영일 때에는 무표정인 얼굴과 차디찬 목소리 안에 감성 가득한 음성과 배려심을 섞어 기시감을 지웠다.
김동욱은 각기 다른 작품을 통해 섬세한 감정 연기와 세세한 설정, 캐릭터의 완성도 높은 열연을 펼치며 ‘믿고 보는 배우’의 품격을 여실히 드러내며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