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이 동갑내기 절친 손준호(산둥 타이산)의 구속 수사 소식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흥민은 1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엘살바도르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갑자기 그런 일이 있게 되면서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 더 걱정하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손준호는 중국 공안에 붙잡혀 37일 간 형사 구류(임시 구속) 됐다가 최근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구속 수사로 전환되면서 그의 유·무죄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현지에 따르면 기소까지 일반적으로 2개월가량 걸리고, 사안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답답한 건 손준호가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중국 외교부 발표 정도가 유일하다.
1992년생 동갑으로 어렸을 때부터 가까웠던 손흥민으로선 친구의 이러한 상황이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는 “마음이 아프다. 어떤 상황인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언론도,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부터 가까웠던 사이고, 이전부터 자주 연락을 해왔다. 지금은 손준호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하루빨리 좋은 결과를 얻고 팀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스포츠 탈장으로 수술을 받았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많이 좋아지고 있고, 훈련하는데도 지장은 없다”면서도 “경기에 안 뛴 지 오래됐다.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르기는 어렵다. 내 마음과 달리 내가 원하는 컨디션이 아닌 걸 알고 있다. 훈련을 통해서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페루전에서 휴식을 취한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에서는 교체로 출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어 손흥민은 “이번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9월 유럽 평가전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 속에 원정을 떠나면 좋겠다. 감독님이 아직 첫 승을 못 거두셨다.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다. 선수들은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6월 A매치 두 번째 경기인 엘살바도르전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과 엘살바도르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27위, 엘살바도르는 75위로 48계단 차이가 난다. 앞서 지난 15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6으로 대패한 팀이다. 다음은 손흥민 일문일답.
- 엘살바도르전을 앞둔 각오는.
“지난 페루전은 결과도 아쉬웠고, 내용도 기대했던 것보다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이번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9월엔 유럽에서 평가전을 하게 됐는데 떠나기 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원정에 나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독님 아직 첫 승을 못 거두셨는데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부산에서 넘어오는 과정에서부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한 것보다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지금 몸 상태는 어떤지.
“매일 훈련을 하고 있다. 컨디션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팀을 위해 언제나 경기를 뛰고 싶다. 언제나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기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못 보여드려 지난 부산에서는 너무 아쉬웠다. 그 이후로 많이 좋아지고 있다. 훈련하는데 지장도 없다. 지금은 경기에 안 뛴 지 오래됐다. 다른 선수들도 쉬다가 경기를 하다 보니 페루전에서 몸에 무리가 있었을 거다.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르긴 어렵다. 나도 그런 상태일 거다. 마음과 다르게 내가 원하는 컨디션이 안 되는 걸 나도 알고 있다. 훈련을 통해서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매일 상황을 지켜보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 직접 경험한 클린스만 감독님의 축구 스타일은.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하신다. 선수들에게 자유를 부여하시면서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믿어주신다. 디테일적으로 감독님이 잡아주시는 것도 있지만 결국엔 선수들이 잘 이행을 해야 한다. 오랜만에 벤치에 앉아서 지켜봤다. 전반에는 우리가 준비했던 게 잘 안 됐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았다. 큰 교훈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코치진, 분석관들 오랫동안 고생해서 좋은 정보를 주시면, 우리가 잘 받아들이고 잘 인지해 경기장에 들어간다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독님은 공격과 수비 모두 거친 축구를 좋아하신다. 1대1 상황에서 이기는 상황을 좋아하신다. 그런 부분을 잘 신경 써서 감독님이 입혀주시는 옷을 저희가 잘 입어야 될 것 같다.”
- 황희찬과 시너지 효과 잘 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황)희찬이의 플레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희찬이도 내가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는지 안다. 둘 다 장점이 스피드인데, 그 스피드를 잘 활용하는 플레이들이 시너지를 잘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서로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경기장에서 자주 플레이를 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쌓여가는 것 같다. 매일 훈련하는 파트너는 아니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고 '이런 플레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서로 눈치 보는 것 없이 얘기하는 것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손준호와 친했던 만큼 현재 상황이 안타까울 것 같은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떤 사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언론도,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고,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사이다. 그 전에도 자주 연락을 했었다. 갑자기 그런 일이 있다 보니,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으니까 더 걱정하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감독님이 얘기하시는 것처럼 손준호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하루빨리 좋은 결과를 얻고 팀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