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4(24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크게 얻을 것 없는 중국 2연전을 마쳤다. 현지 적응을 위해 황 감독이 추진한 중국 원정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지난 19일 중국과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앞서 1차전에서 3-1로 이긴 황선홍호는 1승 1패로 중국 2연전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그동안 U-23 대표팀 맞대결에서 중국을 상대로 12승 3무 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석 달 앞두고 현지 적응력을 높이고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 중국행을 택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번 중국 원정을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패착이 된 모양새다. 대회를 앞두고 기세가 꺾이는 동시, 핵심 자원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한 탓이다.
한국은 2차전에서 90분 내내 슈팅 11개를 때리는 등 중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한 방에 무너졌다. 중국은 슈팅 단 1개로 골망을 가르며 한국을 꺾었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극단적으로 내려앉은 중국의 수비에 고전했다. 점유율에서 한국이 크게 앞섰지만, 공을 돌리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촘촘한 상대 수비를 뚫을 수 없었다.
그간 황선홍 감독이 추구했던 강한 전방 압박과 능동적인 플레이는 실종됐다. 지난달 시즌 중국에 있는 K리그 선수들을 긴급 소집해 전술을 공유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 해설을 맡은 박문성 위원은 “황 감독이 강조한 전술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거듭 지적했다. 공격 지역에서 세밀함이 떨어졌고, 조직적인 압박 체계도 보이지 않았다. 경기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교체술’도 효과가 없었다. 그야말로 무색무취였다.
아시아 지역에서 강호로 분류되는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지배적인 축구를 할 공산이 크다. 대체로 한국을 상대하는 팀은 중국처럼 내려서서 수비한 후 한 방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황선홍 감독도 아시아 팀들의 기조를 잘 알고 준비했다. 하지만 대회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중국을 상대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감만 키운 꼴이 됐다.
거친 플레이를 일삼는 중국을 왜 평가전 상대로 잡았느냐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중국은 이전부터 비매너 플레이로 한국을 괴롭혀 왔다. 실제 핵심 자원인 엄원상(울산 현대)이 1차전에서 발목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2차전에서는 조영욱(김천 상무)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이 쓰러졌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고재현(대구FC) 등도 중국의 위협적인 플레이에 당했다. ‘현지 적응’을 명목으로 추진한 중국 원정에서 상처만 남은 셈이다.
황선홍 감독은 중국전 패배 후 “부상자가 나와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아시안게임에서도 오늘 같은 상황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현지 기후나 날씨에 적응하고 본선에 대비한 적응을 했다는 건 긍정적이다. 그걸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시험해 볼 경기였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자평했다.